대한민국 육아대장

전례가 없던 육아휴직 (3)

by 예채파파

확실히 마음먹은 내 뜻을 회사에 전달하고 싶다는 다짐. 하지만 얼굴을 붉히는 상황을 보다는 조금이라도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휴직을 사용하고 싶었다. 수근거리는 상황보다는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활용하고 싶었다. 그러한 마음으로 다시금 친했던 상사에게 나의 생각을 전달하였고, 며칠 후 대표님과의 면담이 주어졌다.


대표님은 다소 어색한 분위기에서 회유책으로 부드럽게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하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메시지는 "육아휴직은 불가"였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물론 나는 사전에 고용노동부 및 노무사 등과의 연락과 문의를 통해 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도임을 확인했지만,

육아로 휴직을 부여한 적이 없는 회사의 태도는 법의 테두리에서 근로자가 사용 할 수 있는 제도임을 알고 있지 못한 경우였다. 그랬기에 '부서변경 → 업무부적응 → 권고사직 → 실업급여'의 순차적인 시나리오가 회사에서 나에게 제안한 것이었다. 단, 육아휴직은 허용되지 않았다.


"대표님, 말씀해주신 제안을 생각해보았는데.. 제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안될까요?"


나는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으로 대표님께 말씀을 드렸다. 하지만 부드럽고 나긋한 대화로 일관하시던 대표님의 언성은 살짝 높아졌고 오늘은 더이상 이야기가 되지 않겠다는 말씀과 함께 다음에 이야기하자는 이야기만 돌아왔다.

어느 정도는 예상했으나, 직접 그 상황을 대면하고나니 기운이 빠진 것이 사실이다. 심장도 꽤 빠르게 쿵쾅 거린 것 같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대표님실을 나오면서 나의 심리는 두려움으로 인한 긴장감이 아니라 설레임으로 인한 긴장감이 들었다는 것이다.

'나 육아휴직 할수있겠다!' 라는 생각이 내 온몸을 휘감는 것을 느꼈다.

그러면서 확고한 문장 하나가 내 머릿속에 자리를 잡았다.

"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빠육아를 잘하는 사람이 된다!"


친한 상사에게 대표님과의 면담 이야기를 나누면서 확실한 나의 입장을 전하게 되었다.

그리고 남녀고용평등법 19조의 내용 또한 전달하게 되었다, 대한민국 부모라면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는 제도임을.

그렇게 내 육아휴직에 대한 입장은 "확실하게" 회사에 전달되면서 최종적으로는 승인을 받을 수있었다.

물론 회사에서도 나와의 면담 이후 육아휴직에 대한 제도와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게되면서 최종 승인을 해준 것이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선례를 만든 것이었다.


다시금 생각해보니 스스로에게 기회를 주겠다면서 울부짖던 나는 "벼랑 끝"이라는 상황에 몰리고나니 오히려 그 상황을 뛰어 넘고 있었다.

내가 스스로에게 부여한 인생의 기회는 바로 "육아휴직"이었고, 이 기회를 통해 반드시 나를 찾고 아이들을 찾는 결과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대한민국 육아대장>이라는 타이틀과 의미를 부여하면서 나의 육아를 위해 그리고 나의 인생을 위해 단단하고 견고한 마음 가짐을 쌓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내 모습은 당당했고 여유가 생겼으며 직원들에게 활기찬 모습으로 대하는 계기가 되었다. 직원들에게서 전해지는 위화감이나 불편함은 없었고 오히려 육아휴직에 대한 정보를 문의하거나 기분을 묻거나 하면서 직접 느끼지 못한 갈증을 대리로 해소하는 경우도 만나게 되었다.

나는 회사에 전례가 없던 경우를 몇 번의 시행착오와 깨달음 등의 과정을 통해 개척자의 마음으로 선례를 만들어내게 되었다.

실제로 최근 육아휴직을 부여받았다고 감사의 전화를 주신 남자 직원분과 통화하며 감회가 새로움을 느꼈다.


하지만 이것을 알려드리고 싶다.

아빠의 육아휴직은 대한민국에서 법으로 제정한 당연한 권리이다.

근로자인 부부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하여 신청하고 사용할 수 있는 올바른 휴직이다.

이것은 근로자인 부부의 육아부담을 해소하고 계속 근로를 지원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안정 및 고용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기업의 숙련인력 확보를 지원하는 올바른 제도인 것이다.


혹시 육아휴직을 생각하거나 필요한 상황에 놓여진 아빠라면, 지금 '나 그리고 내 가족'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반드시 생각하고 가장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판단하는 것! 이를 꼭 생각해보시기를 권한다. 그리고 반드시 사용하여 일생 중 아이와의 가장 소중할 시간을 누려보시기를 강한 마음으로 권한다.

육아휴직은 육아를 통해 나를 발견하게 되는 가장 확실한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 기간 우선순위는 "육아"이며 아빠가 "주양육자"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그리고 아이를 기르는 育兒(육아)를 통해 나를 기르는 育我(육아)를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자기개발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감히 소리내어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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