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화해를 읽고 화해를 청한다.

by 예담



오은영의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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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다를 것 없는 육아서적들 속에서 믿고 보는 책들이 있다면 서천석 박사와 오은영 박사의 책들! 이분들 책은 뭐랄까? 응 그래그래 그럴 수 있지. 괜찮아. 토닥여주는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나를 변화시키게 하는 큰 힘이 있다. 마치 햇님과 바람 동화이야기처럼 말이다. 오은영의 화해는 접근이 조금 다른 육아서이다. 아이가 아닌 나에게. 어른이지만 어렸을 적 아이였던 나에게. 지금의 내가, 내 아이만 했던 어릴 적 나에게 손을 내밀어 화해를 청한다.


부모이지만 그리고 어른이지만 여전히 미완이 부끄러웠던 우리에게 용서하라고 한다.

타인이 아닌 나의 작은 상처들을 들여다보며.




누구나 있지 않을까.


나는 80년대에 태어났다. 지금처럼 부모들이 육아서를 보며 마음을 다잡을 여유가 있는 시대가 아니었는지라 아이들은 혼자서도 잘 놀았고, 미세먼지가 없어서인지 스트레스가 없어서인지 크게 아프지도 않고, 매일 코 흘리며 백 원 들고 해질 녘까지 뛰어놀았지. 어떤 날은 모진 말에 상처도 받고, 또 아물기도 전에 헤헤 웃었고, 엄마 아빠가 싸우던 날은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리고 오지도 않는 잠을 애써 청했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삶의 빛과 그림자일지라도 내가 나에게는 "누구나"가 되면 안 된다는 것.

휘휘 덮지 말고 들추어보고 약을 발라주고 바람이 통하게 휘 불어 주자.


아이들과 놀이터나 공원에 나갈 때도 꼭 책 한 권을 챙긴다. 더러는 같이 잡기 놀이를 하거나 사진을 찍어주느라 읽을 시간이 없을 때도 있지만, 아이들이 놀이에 몰입해서 엄마의 개입이 필요가 없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으므로 책 읽을 시간도 비례해간다. 좋지만 아쉽기도 하고, 언젠가는 같이 나갈 필요도 없을 만큼 덩치가 커지겠지. 그럼 나는 책 읽을 시간이 늘어나 좋을까? 아님 마냥 외로울까? 혹은 우린 각자 삶 속에 행복을 찾았을까?


두 살 터울인 두 아이는 집안에서도 티브이 없이 별다른 장난 감 없이도 놀이를 만들어내어 잘 놀고, 밖에서는 두말할 것도 없다. 미세먼지가 보통이던 날이라, 행여 나쁨으로 바뀔까 마음이 급해 후다닥 공원으로 뛰어나간 날. 땀 뻘뻘 흘리며 실컷 놀고 왔지. 공원에서 노니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아이였었던 작은 나에게 화해를 청했다.





[오은영의 화해] 중 -


우리에게는 많은 역할이 주어져 있어요. 누구의 부모, 자식, 배우자, 친구, 동료, 사회인 등 이 역할들을 착하게, 순종적으로 잘 해내야 내 존재를 인정받는 것은 아닙니다. 그 역할들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해야 하는 것은 '나'입니다. 나 자신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하세요. 우리는 역할로만 인정받는 그런 작은 존재가 아닙니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힘의 균형입니다. 주먹을 쓰는 힘이 아니라 내적 힘의 균형이죠. 그걸 잘 유지해 나가는 건 모든 사람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내적 힘의 균형을 위해서는 상대의 반응과 무관하게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상식 수준에서, 공격적이지 않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해요. 내가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상식적 수준에서 표현했는데 상대가 그걸로 화를 내는 건 그 사람이 감당할 몫이지 나의 몫이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세요.
부모에게는 자비가 있어야 합니다. 가장 좋은 육아는 아이뿐 아니라 부모도 편안한 육아예요. 육아 앞에서 너무 비장해지지 마세요. 괜찮아요. 그 정도로 하늘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 잘못되지 않습니다.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은 마음이 편안한 아이로 키우는 거예요. 꼭 '잘'해야만 할까요? '그냥'해도 괜찮고, '좀'해도 괜찮아요. 결국 '하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속하는 것'이 중요한 겁니다.
이건 나의 너무 과한 생각이야. 그만! ' 이런 식의 사고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것이 잘못된 자야상으로 인해 갖게 된 생각, 습관, 행동을 조금씩 바꾸어 가는 법입니다. '내'가 주도해서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나'의 감정을 재부팅시키는 경험을 쌓아 가는 것이지요. 마음에 뭔가 탁 부딪히면 아파지기 전에 그릇을 꽉 잡으세요. 그 울림이 너무 오래가서 나의 뿌리와 둥지까지 흔들게 두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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