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모기에 물렸다.
이제 제법 큰 아이들에게 치렁치렁 모기 팔찌를 채워서 학교를 보내는 건 유난스러워 보여 스프레이만 몇 번 칙칙 뿌려 보낸다. 다행히 밖에서는 물리지 않았는데, 어이없게 집에 들어온 한 마리의 모기 놈한테 물린 것이다. 그 모기의 최후는 어떻게 되었냐고요? 잡았지요! 이틀 동안 천장만 쳐다보며 걷느라 목디스크가 오나 뻐근해질 때쯤 안방 베란다 문틈에 가만히 붙어있던 놈을 발견했다. 놈의 영악함과 순발력을 알기에, 숨 막히는 순간이다. 일단 안방 문을 닫고 베란다에 있던 에프킬라를 집어 들었다가 다시 놓았다. 침대 위 천장으로 모기가 자리를 옮겼다. 이놈은 알고 있었던 것일까. 침대 위에선 내가 에프킬라를 뿌리지 못한다는 걸. 엉엉!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안방에 수많은 나의 책들 중 가장 가볍고 커버가 단단한 책을 집어 들었다. 침대에 조심스레 올라가 천천히 그리고 빠르게 탁! 잡았다. 요놈!
"엄마, 그 모기도 엄마가 있겠지? 가족도 있을 거야. 맞지?"
집에 돌아온 아이에게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통쾌한 복수를 이야기하자 돌아온 아이의 대답에 머쓱해졌다. 아이는 자신이 물려서 힘든 건 괜찮아지지만 모기는 가족을 보지 못하고 죽는다는 게 불공평한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아! 그건 모기니까!라고 말해주고 싶지는 않았다. 누구나 그렇듯 해를 끼치고 싶은 마음으로 태어난 건 아닐 테니까. 아이는 사람들이 다 싫어하고 죽이려고 하는 모기가 불쌍하다고 했다. 물리는 건 너무 싫지만 죽이는 것도 싫고, 그냥 안 물면 좋을 텐데... 라며 고찰에 빠져 진지해진 아이를 보며 웃음을 참느라 혼났다.
아무튼 여름은 계절 중 가장 신나고 자유롭지만 모기가 있어서 조심스럽기도 한 계절이다. 그래서 여름이 스릴 있는 건가? 그런 스릴은 사양하고 싶지만 뭐든 지나고 보면 추억이 되고야 만다. 올해의 스릴은 서핑 도전이 될 것 같은데, 겁쟁이인 내가 과연 할 수 있을지 그것이 관건이다. 아이들은 오히려 용감하니까.
그래. 자꾸 들여다보며 걱정하지 말아야지.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걱정이 아이에게 전해져, 보통의 간지러움을 더 크게 느끼진 않았을까. 유난 떨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지나고 보면 다 유난이었던 것 같으니 원!
있지, 엄마는 너희들에게 비추던 사랑의 반경을 조금씩 넓혀가려고 해. 더 멀고 넓은 곳으로. 새로운 도전 앞에서, 혹은 어떤 두려움과 마주할 때는 그것에 압도당하지 말고 고개를 돌려 지나가는 바람을 느껴봐. 비눗방울이 바람에 날아가는 것만 봐도 까르르 웃음이 터졌던 아가 때처럼은 아니더라도 우리는 어디서든 유머를 찾을 수 있어. 내가 가는 길의 앞만 보고 전력질주하지 말고, 주위를 둘러보며 때론 발걸음을 돌리기도 하는 여유를 가진 내면이 단단한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