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예또 Sep 09. 2023

당신은 당신 멋대로 살아


 벌써 밤바람이 꽤 춥다. 마꼬랑 같이 별을 보러 나갔다가 생각보다 쌀쌀해서 마꼬를 꼭 안았어. 응, 맞아. 나 별 보는 거 좋아하잖아. 날이 추워도 별들을 포기할 순 없겠더라고.


 그대의 하루는 어땠어? 치열하고도 정신없었어? 힘들고 지치고 피곤했었어? 그래도 열심히 자리를 지키고 있구나. 잘 해내고 있는 당신이 기특해. 정말 온 마음 가득 응원해 주고 싶어.


 나? 나야 잘 지내지. 자고 싶을 만큼 자고 먹고 싶은 걸 먹고 늘 보고 싶은 존재들과 함께하니까. 이상해. 일 다닐 땐 이것저것 먹고 싶은 것도 많고 참아야 하는 때도 많았는데 여기서는 그런 일들이 아무것도 없어. 그제야 좀 알겠더라. 사람은 어딘가에서 압박을 받는 만큼 다른 욕구로 풀어야 하는 존재 같은 게 아닐까. 그러니까 나는 요즘 그만큼 압박받는 게 없다는 뜻이겠지?


 1년 동안 여러 사람들 사는 모습을 보고 오니까 인생이란 게 참 별거 없다 싶더라고. 집 안에서 신발을 신고 다녀도, 콘크리트 구조가 다 보이는 집에 살아도, 네 식구가 한 방 한 침대를 쓰며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는 거였어. 모든 문제는 문제 삼기를 시작하는 마음에서부터 비롯돼. 문제 삼지 않으면 아무 문제없는 일인데.


 그래서 이제 난 무슨 일에서든지 ‘허허’하고 넘겨 버릇해. 누가 날 화나게 만들어도 ‘허허’, 누가 날 속상하게 만들어도 ‘허허’, 심지어 누가 날 떠나간대도 ‘허허’. 그런 일들은 아무 문제도 아니야. 그냥 자연스러운 일이지. 글쎄 모두 내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더라니까?


 요즘 그대는 어때? 혹시 누구 때문에 화나거나 속상하진 않았어? 그대를 떠나간 누구 때문에 힘이 들진 않았어? 괜찮아, 진짜 괜찮아. 누군가를 꼭 이해할 필요는 없어. 나조차도 가끔은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걸.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돼. 문제 삼지 않으면 아무 문제도 없는 거니까.


 괜찮아. 그냥 그렇게 그대 멋대로 살아 나가면 돼.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 사랑, 인생에 대한 짧은 고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