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밤바람이 꽤 춥다. 마꼬랑 같이 별을 보러 나갔다가 생각보다 쌀쌀해서 마꼬를 꼭 안았어. 응, 맞아. 나 별 보는 거 좋아하잖아. 날이 추워도 별들을 포기할 순 없겠더라고.
그대의 하루는 어땠어? 치열하고도 정신없었어? 힘들고 지치고 피곤했었어? 그래도 열심히 자리를 지키고 있구나. 잘 해내고 있는 당신이 기특해. 정말 온 마음 가득 응원해 주고 싶어.
나? 나야 잘 지내지. 자고 싶을 만큼 자고 먹고 싶은 걸 먹고 늘 보고 싶은 존재들과 함께하니까. 이상해. 일 다닐 땐 이것저것 먹고 싶은 것도 많고 참아야 하는 때도 많았는데 여기서는 그런 일들이 아무것도 없어. 그제야 좀 알겠더라. 사람은 어딘가에서 압박을 받는 만큼 다른 욕구로 풀어야 하는 존재 같은 게 아닐까. 그러니까 나는 요즘 그만큼 압박받는 게 없다는 뜻이겠지?
1년 동안 여러 사람들 사는 모습을 보고 오니까 인생이란 게 참 별거 없다 싶더라고. 집 안에서 신발을 신고 다녀도, 콘크리트 구조가 다 보이는 집에 살아도, 네 식구가 한 방 한 침대를 쓰며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는 거였어. 모든 문제는 문제 삼기를 시작하는 마음에서부터 비롯돼. 문제 삼지 않으면 아무 문제없는 일인데.
그래서 이제 난 무슨 일에서든지 ‘허허’하고 넘겨 버릇해. 누가 날 화나게 만들어도 ‘허허’, 누가 날 속상하게 만들어도 ‘허허’, 심지어 누가 날 떠나간대도 ‘허허’. 그런 일들은 아무 문제도 아니야. 그냥 자연스러운 일이지. 글쎄 모두 내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더라니까?
요즘 그대는 어때? 혹시 누구 때문에 화나거나 속상하진 않았어? 그대를 떠나간 누구 때문에 힘이 들진 않았어? 괜찮아, 진짜 괜찮아. 누군가를 꼭 이해할 필요는 없어. 나조차도 가끔은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걸.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돼. 문제 삼지 않으면 아무 문제도 없는 거니까.
괜찮아. 그냥 그렇게 그대 멋대로 살아 나가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