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는 끝내지 못했을 이야기
첫 비수기의 결실
원고를 끝내고, 독자를 만나러 간다.
비수기를 지나며 결국 한 가지라도 온점을 찍었다.
나의 첫 에세이인 <여행은 늘 나보다 늦게 온다> 여행 산문 원고!
작년 독일 출장과 여행에서 시작된 기록들이
이제는 하나의 흐름을 가진 이야기로 묶였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시작된 장면들,
그 사이를 채운 이동과 생각들,
그리고 돌아와서야 정리할 수 있었던 감정들.
그때는 그저 흘려보냈던 순간들이
문장이 되고, 문단이 되고,
이야기가 되었다.
흩어져 있던 기록을 나만의 한 형태로 만들어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번 겨울을 그냥 보내지 않았다는 증거였다.
하지만 책은
쓰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다음부터가 시작이다.
그래서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텀블벅.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책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이 과정을 독자와 함께 열어두는 시도였다.
누군가가 이 이야기에 공감해 줄지, 어떤 사람이 이 책을 기다려줄지,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래도 혼자 쓰던 기록을 누군가에게 건네보는 순간은
언젠가는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https://tumblbug.com/studioyedoha
<여행은 늘 나보다 늦게 온다> 3월 29일까지 진행
원고를 끝내고 나니 일은 오히려 더 많아졌다.
표지 디자인, 내지 구성,
인쇄 견적, 종이와 판형 선택까지.
하나하나 결정해야 할 것들이 쌓여갔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또 하나의 기회가 이어졌다.
올해 첫 북페어인
4월 2~8일 여의도 더현대 서울,〈디어 마이 리더> 북페어 참여!
책이 아직 완전히 세상에 나오기도 전인데
이미 독자를 만날 자리가 생겼다.
이건 단순한 판매의 자리가 아니라
책을 만든 사람과 책을 읽는 사람이
직접 만나는 자리다.
오랜만에 북페어 참여라 그래서 더 떨린다.
지금까지는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면
이제는 그 글을 설명해야 하는 사람이 된다.
누군가 내 책을 집어 들었을 때
나는 어떤 표정으로
어떤 말을 건네야 할까.
그 질문을 계속 생각하게 된다.
프리랜서로 살아간다는 건
결국 이 모든 과정을
혼자서 이어가는 일이다.
기획하고,
쓰고,
만들고,
그리고 보여주는 것까지.
누군가 정해준 길이 아니라 스스로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더 막막하고,
그래서 더 직접적이다.
하지만
여행 산문을 쓰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탈고, 텀블벅 펀딩 프로젝트, 그리고 마지막 북페어까지
이 모든 순간을 가능하게 해 준 건
러닝메이트가 되어준 작가 동료와 번역가 동료 덕분이다.
그들 덕에 지금 나는
단순히 새로운 책 한 권을 완성한 사람이 아니라
그 책을 가지고 세상에 나가보려는 사람이다.
이 이야기가
어디까지 닿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지금 문장을 들고
사람들을 만나러 가고 있다.
⛵ 예도하, 오늘도 강을 건너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