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봄
이 산 저 산
뿌리마저 드러내며 쓰러진 큰 나무가 여럿 있었다
어느 날 바닷가 산책로를 끼고 있는 산 중턱에서
그중 한 나무를 만났다
"나무는 자살하지 않는다
겨우내 비가 내리지 않았을 뿐이다"
말라 쓰러진 나무의 마음이 내게로 오더니
왠지 나는 나무가 된 듯하였다
혈관을 타고 가지가 뻗어나갔다
"나는 생각이 열리는 나무이고
스스로 죽지는 않는다 "
그리고
일 년이 지났다
오늘 나의 생각나무에는
어둠에 사로잡히지 않은
노란 비파 열매가 잔뜩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