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세월

by 문예동


네가

세상 좀 알고

철이 드는 사이에


30년 전

이사 오며 심은 목련나무는

내 키의 3배쯤 자랐고


그보다 오래 산

앞마당의 자두나무는

죽어 몇 해를 고목으로 서 있다가


끝내는

이웃집 화목보일러의 장작으로 쓰이고

그 재는 동네 냇가에 뿌려졌으니

사람보다 못하지 않다


몇 년 전에는

내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키우던 강아지도 늙어 죽었다


나는 키가 줄었고


푸른 청춘에

두 눈 시리도록 아름다운 시절은

간곳없어서


가파른 산을 오르면

슬픈 일이 없어도 가슴이 아프다


세월이 가니

뒤돌아보게 되고


애착 따위 없어도

인생은 한 번뿐이니


너에게 오는

하루하루

연인처럼 다정히 껴안으며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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