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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도르노 May 24. 2022

이데아 가는 꿀팁 공유합니다

플로티누스의 미학

 팟빵 '음악과 지성사' 채널에서 더 재미있게 들으실 수 있습니다.

플로티누스 (204년(?) ~ 270년)

이집트 출신의 플로티누스는 플라톤의 계승자라고 불리며 '신플라톤주의'의 대표인물로 꼽힌다. 플라톤은 현실이 있고 저 너머에 이데아가 있다는 이분법적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면, 플로티누스는 이데아와 현실 사이에 초월적인 실체라는 중간단계를 도입했다. 이러한 중간단계를 도입한 플로티누스의 시각은 이후 중세 미학 사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플로티누스의 중간단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의 철학에서 '일자, 지성, 영혼'이라는 세 가지 근본 원리를 알아야 한다. '일자'는 제1 원리이다. 선과 동일시되고, 인식이 불가능한 모든 사물의 존재 원천이다.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이라는 뜻이다. '지성'은 일자로부터 유출된 것이다. 플라톤으로 치면 이데아라고 할 수 있겠다. '영혼'은 지성에서 유래되었고, 모든 자연적 운동의 원인이다. 우리의 육체는 감각으로 만져지지만 영혼은 만져지지 않는 것과 같이 우리가 살고 있는 감각계 안에서의 가상계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중간단계가 포함된 플로티누스의 세계관을 이해해볼 차례이다. 메모장 혹은 머릿속에 사다리를 그려보자. 맨 위층에는 일자가 있고 차례대로 내려가면서 지성, 영혼, 육체, 물질 순서로 자리한다. 모든 것은 일자로부터 유출되어서 한 단계씩 하강하게 된다. 그리고 맨 밑에 있는 물질도 결국은 일자로부터 왔기 때문에 가상계를 거쳐 일자로 다시 회귀하는 상승도 가능할 수 있다.

플로티누스는 일자로부터 멀리 떨어질수록 존재들이 불완전하다고 말했다. 인간은 사다리의 아래층인 영혼, 육체, 물질 이 즈음에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이렇게 불완전한 세계에서 살고 있는 인간도 일자의 모상이고, 때문에 일자로의 회귀를 열망한다고 한다. 선하고 아름다운 감각계를 향유하면서도 말이다. 플로티누스는 이러한 일자로의 회귀를 위해 상승할 수 있는 경로를 제시하려고 했고, 이것이 플로티누스 철학 활동의 주된 대상이다. 그리고 그 경로중 하나가 미의 지각과 예술이라고 생각했고, 이 때문에 미와 예술이 플로티누스 철학의 중심에 있게 된다.


플로티누스는 미를 진정으로 존재하는 것, 세계관의 상위에 위치해있는 지성이며, 사유이며, 정신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가상계로부터 직접 유래되어 스스로의 원천을 드러내는 '감각미'를 높이 평가했다. 그리고 이것이 감각계(현실)와 가상계(일자)를 연결하는 매개자라고 생각했다. 감각미를 인간 영혼 상승의 단서로 본 것이다.


이런 이유로 플로티누스는 감성적 미의 본질을 규명하려고 했다.

 첫째, 플로티누스는 당시 그리스에서 통용되던 균제설(전통적인 조화와 균형의 미 개념)을 비판했다.

'미는 균제 그 자체이기보다는 오히려 균제를 조명하는 빛이다.'

 둘째, 균제설을 거부하면서 그렇다면 '물질적인 것에 미를 부여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대답했다.

 '그것은 첫눈에 지각되는 것이고, 영혼이 예로부터 알고 있고, 알아보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

반대로 영혼이 추와 마주하면 조화를 이루지 않고 거부하게 된다. 왜냐하면 영혼은 일자와 지성에 가장 가깝기 때문에 자신의 동족인 일자를 알아볼 때 즉각적인 기쁨에 전율하게 된다는 것이다.

 셋째, 그렇다면 '영혼의 비물질적인 미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에는 추함을 들어 논의했다.

'추한 영혼이 정화되고 추함이 제거될 때 아름답게 된다.'

 넷째, 플로티누스는 미를 지성과 동일시했다. 그리고 인간의 영혼이 즉각 일자로 상승해 청정한 선을 보는 것이 삶과 존재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플로티누스는 모든 영혼이 선을 향해 상승해야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선에 도달하는 것은 상승의 길을 택한 자들만 가능하다. 청정한 선을 보기 위해서는 극심한 투쟁을 이겨내야 하는데, 이런 수련을 거쳐야지만 절대적인 미를 보는 눈을 획득할 수 있게 되고, 이러한 눈만이 일자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상승의 길중 하나가 예술이라고 생각했던 플로티누스는 예술가를 가상세계에 직접 접근 가능한 사람이라고 간주했다. 이렇게 예술가는 자신의 예술작품 속에서 창조력을 발휘하는 자로 간주되었고, 예술은 높은 가치를 부여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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