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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도르노 Nov 22. 2022

현실적 경험이 곧 미적 경험이다.

화이트헤드의 미학사상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 1861~1947) 영국

 화이트헤드는 자신의 철학을 '유기체 철학'이라고 부른다. 모든 존재들은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이다. 그는 별도의 미학 저서를 남기지는 않았지만 그의 철학사상 전체가 동시에 미학사상이기도 하다.

 그는 철학이 근본적으로 경험에 대한 기술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자신의 철학이 사변 철학(관념론)이며, 경험의 어떤 해석체계를 만드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말한다. 

 화이트헤드에게 경험은 곧 실재(reality)이다. 그리고 그에게 있어서 세계는 단순한 주관적인 관념(표상)이 아니라 '실재적으로 있는 계기'들로써 만들어져 있다. 이 계기들은 동시에 존재 전체이다. 그런 의미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존재하는 모든 것은 동시에 '살아 있는' 유기체이다. 살아있기 때문에 멈춰있지 않고 움직인다. 즉, 과정(process)인 것이다. 

현실적 사실은 곧 미적 경험의 사실이다. - 우주론 에세이

화이트헤드는 구체적인 사실로서의 실재가 동시에 끊임없이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고 보았다. 더 나아가 '미'는 '가치'와 같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실재(경험)', '미', '가치'는 모두 같다는 의미가 된다. 


화이트헤드 유기체 철학의 기본 구도

화이트헤드의 생각을 더 잘 알기 위해서 그의 철학 기본 구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저서 [과정과 실재]에서 설정한 '8개의 현존(existence) 범주'를 중심으로 자신의 철학을 발전시켰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현실적 존재, 영원적 객체, 파지, 신이라는 4가지 범주이다. 

현실적 존재(Actual Entities)

화이트헤드의 유기체 철학 전체가 결국 이 개념에 대한 해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가장 중심에 놓여있는 범주이다. 뉴턴에게 존재란 물질의 입자가 특정한 순간, 특정한 공간의 특정한 점에 존재하는 것이었다면, 화이트헤드에게 존재는 서로 상관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의 내적 관계들에 의하여 꾸며진다. 구체적인 세계는 사건들의 광대한 연쇄망이며, 사건들은 서로 관련을 가지고 있고 이 관련 때문에 성립한다는 것이다. '실체 한다'라고 하기엔 근본적으로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새로 채택된 개념이 '현실적 존재'이다.

파지(Prehensions)

각 사항과 한정된 의미 관계를 형성하고 자신이 결정되는 과정에 기능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실적 존재들은 파지라는 경험을 통해서 생성된다. 현실적 존재들은 서로를 파지 하며 서로를 대상적 객체로 요구하기 때문에 상호의존적이다. 그래서 현실적 존재들은 '복잡하고도 상호의존적인 경험의 방울들'이다. 

영원적 객체(Eternal Objects)

쉽게 말하자면 플라톤의 이데아(idea)나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상(eidos)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현실적 존재와 함께 양극을 이루지만 현실적 존재 구성의 한 요소로서 실재한다. 

신은 우주의 섭리 같은 것을 정당화하는 개념이다. 화이트헤드에 따르면 우주는 매우 특수하기 때문에 어떤 구체화의 원리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현실적 존재의 매우 광대한 가능성들을 현실의 세계에 국한시키는 형이상학적 근거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 근거로서 신은 요청 된다. 


화이트헤드는 이러한 틀 속에서 인간의 경험을 파악한다. 때문에  <실재(경험)=가치=미>라는 구조도 이 틀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현실적 존재가 가치로서의 미를 구현하고 있고, 이 현실적 존재는 곧 '경험의 방울'이다. 이는 현실적 존재의 경험을 미적 경험으로 존재하게 하며, 인간이 미적 경험의 전형적인 주체로서 존재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미적 경험과 동시에 우주적 드라마의 주역으로 활약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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