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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 Nov 13. 2021

기회와 인연

유사 업종에서 일하는 지인과 종종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기 때문에 고충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 그러다 우연히 대출 정보를 듣게 되어 대출을 받았고, 소개를 받아 국내업체와 미팅을 했다. 대출과 미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옷차림, 명함의 필요성, 시간 약속, 운영에 필요한 마음가짐 등 사업에 필요한 구체적인 것들을 배웠다.


업체 미팅 때, 담당자가 편하고 친절하게 대해 준 덕분에 '이런 것까지?' 싶은 부분까지 물어볼 수 있었다. 무조건 시작하겠다는 마음으로 찾아갔는데 어떤 것을 확인해야 하는지, 어떤 순서로 일을 진행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짚어주었다. 필요한 정보를 듣고 궁금한 점을 문의한 뒤, 대표님이 잠깐 시간을 내서 귀한 말씀을 들려주셨다.


20년 업력을 가진 대표님은 편한 차림이었지만 눈빛과 말투, 에너지가 달랐다. 핵심을 담은 메시지를 짧은 시간에, 논리적이고 담백하게 전해주었다. 쓸데없는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


1. 업계의 상황과 변화
2. 최소 3~5년은 집중과 노력이 필요하다. 결코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3년 이상 버틸 생각이 아니면 시작하지 말아라.
3. 매일 똑같은 업무를 반복하면 쉽게 지친다. 반드시 타임 테이블을 만들어라.
4. 트렌드를 파악해야 한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 등.
5. 베스트 상품은 이유가 있다. 매일 베스트 상품을 확인하고 그 제품이 잘 나가는 이유를 연구해라.
6. 스스로 제품을 발굴해서 제조사와 직거래해라.


경험이 담긴 조언을 들으며 참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사업으로 성공한 분을 직접 만나 조언을 들은 건 처음이다. 많은 책과 영상에서 만났던 말들이지만 직접 얼굴을 맞대고 들으니까 와닿는 게 다르다. 특히 3~5년이라는 손에 잡히는 기간이 인상적이다. 처음 사업을 시작하면서 버티려고 했던 기간이 10개월이니, 참 뭘 몰랐구나 싶다.


사업을 시작한 뒤 가장 어려운 점이 세상을 바라보는 마인드를 바꾸는 것이다. 구매대행 강의에서 배운 것을 실천하고 적용하는 것, 주문을 처리하며 고객을 상대하는 것은 경험이 쌓일수록 수월해진다. 하지만,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이 되면 깜깜하다. 결정의 기준이 사업가, 공급자의 입장보다는 소비자의 입장에 훨씬 가깝다. 당연하다. 20년 가까이 주어진 일을 처리하며 직원으로 살았으니까.


강의 몇 개 듣고 배운 대로만 사업을 꾸려나간다는 건 애초에 어려운 일이었다. 미팅을 마친 뒤 타임 테이블을 정비하고, 하루, 한 달, 1년, 5년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웠다. 마인드 변화를 위해서는 책과 영상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생각지도 못한 경험을 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3~5년, 이왕 시작한 거 사업가들의 조언을 등불 삼아 부지런히 달려보려 한다. 다양한 기회를 통해 만나게 되는 새로운 문들을 벌컥 열고 씩씩하게 걸어 들어가 봐야지.


생각해 보면 신기하다.


기회는 모두 기존 인연들에 의해 만나게 되었다. 사업으로 맺어진 인연이 아닌데 사업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받았고, 독서모임에서 알게 된 분을 통해 부동산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었다. 우연이라고 생각했던 좋은 기회는 우연이 아니다. 대부분의 기회는 사람으로부터 온다. 느슨하고 건강한 관계, 시간이 쌓인 인연들로 인해 나의 세계가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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