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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 Dec 11. 2021

어떻게 살고 싶은 걸까?

돈에 구애받지 않는다면

시간을 쪼개서 모든 활동을 '빨리' 잘 해내고 싶었다. '시간 관리, 시간별로 다이어리를 쓰면서 하루를 효율적으로 보내기, 미라클 모닝' 등등 24시간을 48시간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며 부러워하기도 했고, 시간별로 행동을 기록하면서 버려지는 시간을 체크해 보기도 했다. (버려지는 시간이라니.. 지금 생각해 보면 황당하다. 모든 순간의 합이 내 인생인데 버려지는 시간이라는 게 과연 있을까.)


요즘 24시간을 온전히 나의 선택으로 운영하면서 ' 왜 시간을 쪼개고 싶을까, 왜 모든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고 싶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됐다. 곰곰이 고민해 본 결과 짧은 시간에 원하는 목적지까지 '빨리' 도달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런데 '목적지'까지 빨리 도달해서 하고 싶은 게 과연 무엇일까. 어떤 삶을 살고 싶길래 사업이나 영어, 글쓰기, 독서, 운동, 요리 등을 빨리 잘하고 싶은 걸까. 언젠가 돈에 구애받지 않고 시간을 정말 내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된다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이런 것들이다. 여행을 다니고 여유롭게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포켓볼을 치고,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그렇다면 지금부터 그렇게 살면 되지 않나.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겠다는 게 아니다. 그럴 수도 없다. 먹고살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하니까. 힘들지만 필요한 일들을 하되, 빨리 해내려고 조급한 마음을 갖지 않겠다는 의미다. 해야 하는 일들 사이사이에 '시간도 많고 돈도 많고 여유로워졌을 때 진짜 하고 싶은 일들'을 지금부터 조금씩 하겠다는 것.


로또에 당첨돼서 갑자기 돈이 넘치도록 많아지지 않는 이상, 나는 돈도 벌고 하고 싶은 일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 것이다. 사업을 해서 빨리 돈을 벌고, 영어를 빨리 익히고, 운동을 해서 빨리 체력을 키우고... 빨리 해내고 싶다며 간절하게 바란다고 해서 이런 게 가능할 리 없다. 게다가 조급하게 마음먹을수록 더 안 될 때가 많다. 빨리 보다 정확한 방향과 제대로 된 방법이 더 중요하다. '빨리 해내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천천히, 나의 속도에 맞춰 즐기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내렸다.


'다른 사람이 20분에 가면 난 한 시간에 가면 되지 뭐.' p.41 <점점 단단해지는 중입니다>


남들이 한 달 동안 하는 일을 나는 세 달 동안 한다 해도 좋다. 누군가가 1년 만에 해냈다는 일을 나는 3년 만에 한다고 해도 괜찮다. 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기간 동안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가 더 중요하다.


내편이 퇴사하고 사업을 시작하면서 시간, 일, 돈 등 삶을 이루고 있는 것들을 바라보는 태도가 바뀌고 있다.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어떤 일을 어떻게 할지, 어떤 방법으로 돈을 벌지 등등.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지만 결국 질문은 하나다.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 걸까?' 여기에 이런 조건을 붙이면 원하는 삶의 모습이 좀 더 분명해진다.


'돈에 구애받지 않는다면'

돈 때문에 못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까지 모두 포함해서 원하는 것을 그려가다 보니까 내가 원하는 삶, 하고 싶은 것들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게 되는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이들도 '그럼 놀지 뭐~'라며 웃고 넘기지 말고 진지하게 고민해 보면 좋겠다. 생각으로만 끝내지 말고 글로 써 볼 것을 추천한다. 어지러운 생각을 글로 정리하다 보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점점 드러난다. 이 질문에 대한 답도 한 번의 정리로 빨리 끝내려고 하지 말고, 시간을 들여 천천히 여러 번 고민해 봐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답에 가까워진다. 자신의 진심에 가까워질수록 삶에서의 많은 선택이 단순해지고 명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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