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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 Jan 22. 2022

혹시 당신도

불필요한 습관들과 헤어지기

얼마 전 다이소에서 작은 선반을 샀어요. 주방에 수납공간이 적어서 냄비나 그릇을 늘리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는데요. 줄이고 줄여도 정리가 어렵더라고요. 이런저런 정리용품을 찾아보고 사려고 마음먹었는데 이사 온 지 3년 만에 작은 선반 하나를 산 거예요.


저는 물건을 잘 사지 않아요. 이런저런 유용한 물건이라고 해도, 좋아 보여서 살까 싶다가도 안 사게 됩니다. 생활에 별문제가 없는데 편리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지는 물건들이 불필요하게 느껴져요. 


사실 생각해 보면, 물건에 대한 소비를 극도로 억제하는 것은 가난했던 시절의 습관 때문인 것 같습니다. 쌀을 살 돈이 없어서 천 원 이천 원을 아껴 쓰던 시절, 번 돈의 대부분을 빚을 갚는 데 써버린 시간들을 지나왔어요. 그 길을 지나오면서 저에게는,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 이외에는 살 필요가 없다는 믿음이 꽤 깊이 박혀버린 것 같아요. 


이젠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물건을 사지 않습니다. '없어도 되는데 살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며칠 전 다이소에서 산 정리 선반을 이용해 주방을 정리하고는 깜짝 놀랐어요. 5,000원짜리 제품 하나로 지저분했던 주방이 깨끗해졌거든요. 냄비를 정리해 두는 공간에는 선반이 없어서 크고 작은 냄비가 켜켜이 쌓이게 되는 상태였어요. 요리를 할 때마다 냄비를 넣고 꺼내는 게 불편했는데 그 부분도 기대 이상으로 편해졌답니다. 주방에 딱 필요한 이런 좋은 아이템을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사다니. 이 선반의 존재는 이사를 오고 얼마 뒤 검색을 하다가 알게 되었어요. 주방이 협소하다는 것을 진작 인식하고 열심히 검색했었는데.. 왜 이제까지 미룬 건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5,000원이면 정리되는 주방을 지금까지 방치한 것은 ‘필요한 물건인데도 사지 않고 억제하는’ 오래된 습관을 그냥 두었기 때문입니다. 언제 만들어졌는지도 모를 불필요한 습관이나 편견, 지킬 이유가 없어졌는데도 생각 없이 지속하고 있는 의식의 흐름들. 돈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불편하게 하는 쓸모없는 행동 패턴들을 버릴 때가 된 것 같아요.


평소 무심코 하는 행동들을 좀 더 유심히 관찰해 봐야겠어요. 불필요한 습관들과는 과감히 헤어지려고요.


혹시 당신도 그런 습관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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