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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 Feb 19. 2022

왜 매일 쓰려고 할까

2020년 미작(글 모임)을 통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같은 해 3월, 매글을 열었고 약 2년 동안 매일 글을 쓰려고 노력 중이다. 


처음엔 살기 위해 썼고 한참 글에 빠졌을 때는 숨어 있는 재능을 발견한 게 아닐까 싶어 기뻤다. 한때는 글을 써서 돈을 벌고 싶기도 했다. 이런저런 이유가 사라진 요즘, 왜 여전히 글을 쓰고 싶은 걸까.. 합평 글을 쓰기 힘들 때마다, 자리에 앉기도 싫을 때마다 생각한다. 왜일까. 


최근 몇 개월은 유난히 글쓰기가 힘들었다. 일단 앉으면 쓰는데, 앉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 바빠진 사업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실은 주식과 코인 때문이다. 물려 있던 주식들을 본전에 탈출시키느라 매일 골머리를 앓았고, 코인이라는 새로운 세상에 빠져 일하는 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코인에 내주었다. 공부라고 해봐야 유튜브 시청이지만 꽤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초기 투자자라 빠르게 움직이는 코인 시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빠른 속도에 익숙해져 있다가 차분히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게 생각보다 힘들었다. 느림을 좋아하고, 속도 전환이 빨리 되는 사람이 아니라서 더 그랬다. 


하루를 잘 보내고 있는 건지, 과연 잘 살고 있는 건지,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지, 투자라는 이름으로 내 정신을 코인에 맡겨두고 있는 건 아닌지... 그래서 더더욱 매일 쓰고 싶었다. 원래의 나를 잊지 않고 정신줄을 꽉 잡으려면 내겐 매일을 기록하는 것이 필요했다.  


나의 오늘을 기록하는 게 좋다. 하루를 돌아보며 감사일기를 쓰고, 매글을 통해 최근 관심사와 일상의 소소한 일들에 대해 쓰다 보면 '그래도 꽤 잘 지내고 있구나' 안심이 된다. 글로 무언가를 해보겠다고 욕심을 부렸을 때는 글이 또 하나의 일거리가 돼서 괴로웠다. 지금은 '이렇게 매일 쓰는데 글로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을 내려놓았다. 삶을 기록하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이들과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즐겁다.  


매일을 나답게 잘 사는 법. 나에겐 <매일 글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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