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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훈 Aug 22. 2022

젊은 베르테르의 이야기 (1)

말러 교향곡 제1번 <거인>

중요한 것은 동시대 사람들의 생각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실패로 좌절하거나 세상의 칭찬에 으쓱해져 한눈팔지 말고 흔들림 없이,
단호하게 자신의 길을 가라.
- 말러


1887년 라이프치히 시립 가극장 지휘자로 재직 중이던 27세의 말러는 베버의 미완성 오페라 “세 사람의 핀토 (Die drei Pintos)”를 보필하여 완성한 후 무대에 올려 큰 성공을 얻게 됩니다. 이는 말러가 작곡가로서 이뤄낸 최초의 성공이었습니다. 1888년 1월 라이프치히 시립 가극장이 황제 빌헬름 1세의 서거로 인한 애도기간으로 잠시 문을 닫게 됩니다. 당시 말러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절망감에 빠져 있었고 이 기간에 교향곡 제1번 작곡에 착수하여 그 해 3월에 완성하게 됩니다. 교향곡 제1번은 원래 <교향곡 형태의 음악 시/Musical poem in Symphonic form>, 다시 말해 '교향시'로 의도된 작품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부제가 붙은 다섯 악장을 2부 형식으로 구성하였는데 이후 초기 2악장이었던 <블루미네> 악장을 삭제하고 악장마다 적어 넣었던 표제들을 없애면서 교향곡 제1번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초기의 구성은 1893년 연주회의 프로그램 노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1부: “젊은 시절의 추억, 꽃과 과일, 그리고 가시덤불의 파편으로부터”


I. “끝없는 봄” (서주와 Allegro comodo) : 도입부는 긴 겨울잠에서 자연이 깨어남을 묘사


II. “블루미네” (Andante)


Ⅲ. “순풍에 돛을 달고” (Scherzo)


 제2부: “인간극장" (Commedia humana)


Ⅳ. “좌초하다!”(Gestrandet!) {Callot 풍의 장송행진곡} : 이 악장에는 다음과 같은 해설이 도움을 줄 것이다; 작가는 이 음악 작품에 대한 모티브를 유명하고 오래된 오스트리아 동화책 “사냥꾼의 장송 행진”에 나오는 패러디 풍의 *그림에서 얻었다. 숲 속의 동물들이 사냥꾼의 관을 무덤으로 옮긴다. 토끼들은 작은 종이 깃발을 들고 있고, 맨 앞에는 떠돌이 음악가들의 밴드와 음악을 연주하는 고양이, 두꺼비, 까마귀들이 따른다. 그리고 사슴과 노루, 여우, 그리고 다른 뿔 달린 짐승들과 숲 속의 새들이 익살맞은 태도로 이 행렬을 따른다. 이런 상황에서 때로는 아이러니컬하고 즐거운 분위기가 표현되고, 때로는 기괴하고 수심에 찬 분위기가 나타난다. 그러다 갑자기.....


자크 칼로 - 샤낭꾼의 장송 행진


Ⅴ. “지옥" (Dall’ Inferno) {Allegro furioso} : 깊은 상처를 입은 마음의 절망의 갑작스러운 폭발




말러 교향곡 제1번 <거인>은 본인의 작품들을 비롯한 여러 작품들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인용된 작품들은 교향곡 제1번의 건축적 재료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은 이런 아이디어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웠고 독자성이 결여됐다는 이유로 '짜깁기 교향곡'이라는 혹평을 하기도 했습니다.


비엔나에서 교향곡 제1번을 지휘하는 말러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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