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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훈 Aug 25. 2022

젊은 베르테르의 이야기 (3)

말러 교향곡 제1번 <거인>

당신이 더 오래 살아갈수록, 그리고 더 배울수록 
정말로 위대한 사람과 단지 이름이 유명한 거장의 차이점을 느낄 수 있다. 
- 말러


제2악장

교향곡 제1번의 초기 아이디어에서 원래 2악장이었던 '블루미네'가 베를린 연주 후 삭제되어 3악장이었던 '스케르초 악장'이 현재의 2악장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제2악장의 초기 프로그램 노트에는 '순풍에 돛을 달고'라는 표제가 붙어있습니다. 제2악장은 말러 교향곡의 '무곡' 악장 들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오스트리아 민속 무곡인 '렌틀러'와 '왈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삭제된 초기 2악장 <블루미네>


서양 교향악에서 '무곡' 악장은 작곡가들의 의해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하이든과 모차르트 시대의 귀족을 위한 춤곡이었던 '미뉴에트'가 '반항아' 베토벤에 의해 거칠고 빠른 '스케르초'로 변모된 것이고 이후 브루크너가 스케르초 악장에 민속 무곡인 '렌틀러'를 사용한 것 등입니다. 말러도 스케르초 악장에 '렌틀러'를 사용하지만 좀 더 독자적인 자신만의 무곡인 '죽음의 무도'를 창조해 냅니다. 교향곡 4,6,7,9번의 스케르초 악장들이 이에 속하며 매우 그로테스크한 악마적 이미지를 가진 독창적인 음악입니다. 하지만 교향곡 제1번의 스케르초 악장인 제2악장은 죽음과 악마적인 요소가 없는 순수하고 민속적 느낌의 악장이며 그의 초기 가곡 작품인 '젊은 날의 노래 (Lieder und Gesänge aus der Jugendzeit)' 1집 중 "한스와 그레테 (Hans und Grethe)"에서 리듬적인 재료와 아이디어를 인용하였습니다.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줄줄이 원을 만들자. 즐거운 사람은 같이 원을 만들어요. 걱정이 있는 사람은 그 걱정은 집에 두고 오세요. 사랑스러운 연인에게 키스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 어이, 헨젤, 너는 연인이 없구나. 그럼 내가 너에게 연인 한 사람을 찾아 줄게. 귀여운 연인, 이건 정말 좋은 거지, 야호!”


말러 - 젊은 날의 노래 중 '한스와 그레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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