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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훈 Sep 06. 2022

우리가 바라는 '해피엔딩' (3)

말러 교향곡 제5번

제2부


제3악장 광채 속의 인간과 삶의 전성기

3악장은 스케르초 (Scherzo; 3박자의 쾌활한 음악으로 보통 교향곡의 3악장에 주로 사용된다) 형식으로 힘차게, 너무 빠르지 않게라는 악상기호가 붙어있습니다. 3악장은 말러가 작곡한 교향곡 악장들 가운데 가장  곡이며 (18) 형식적으로도 매우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말러 본인도 3악장 작곡에 어려움을 겪으며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는데 말러가 3악장을 통해 표현하려고 했던 것은 순수한 인간과 삶의 충만함에 관한 것입니다.


3악장의 두드러진 특징은 솔로 파트를 담당하는 오블리가토 호른 (Obbligato; 작품에서 독주자의 역할이 두드러지는 기악 파트로 필수적인 부분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삭제될 수도 있는 부분을 지칭) 따로 설정하여 비중 있게 활약하게 만든 것입니다. 이로 인해 3악장은 협주곡의 성격도 지니며 지휘자의 선택에 따라 오블리가토 호른 연주자를 협연자 위치에 세워 연주하기도 합니다.


3악장 협연자 위치에 나와서 연주하는 호른의 레치타티보


제3악장은 춤곡 리듬이 많이 등장하는데 시골 풍의 렌틀러와 우아한 빈 스타일의 왈츠가 대조적으로 등장하여 상반된 느낌을 공존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오블리가토 호른이 기악적 레치타티보 (recitativo; 주로 오페라에 등장하는 창법으로 대사 내용에 중점을 둔 노래이다)를 연주하는 부분은 제2악장에서 들었던 첼로의 독백과 마찬가지로 삶에 대한 성찰의 고백으로 느껴집니다. 이 외에도 현악기의 빠르고 공격적인 푸가토와 관악기들의 개성 있는 모티브들이 등장하여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제3악장은 너무나 매력적인 악장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슈타인바흐에 있는 말러의 작곡 오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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