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호감도 상승 / 2) 공통적인 교감
대학교 1학년. 필자는 부푼 마음을 갖고 나름대로 인생의 해방감을 느끼었다. 첨으로 렌즈라는 것도 끼면서 민얼굴의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고, 고등학교 졸업 후 6년만에 머리를 기르게 될 수 있어서 마치 사면 복귀되는 기분을 가지고 있었다. 스타일에 대해서 민감한 나이인데 그걸 억누렀기에 참고 버티었다. 그래서 머리를 기르며 염색도 각양각색으로 했는데 아직도 보라 염색약을 사서 해보니 분홍색 머리가 난 적이 있는데 당시 대히트를 쳤다. 모든 학우들이 나를 한 번쯤 힐끔거리면서 봤다. 아마 내가 멋있어서 쳐다본 듯하다. 시대가 지나고 지하철에서 어린 남자가 이상한 색으로 머리를 할 때곤 호기심으로 그들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 아~! 예전 사람들도 나를 멋지게 본 게 아니라 호기심으로 본 거구나! 라는 것을 세삼 알게 되었다. 그런 당시의 착각으로 출중한 외모라는 어설픈 자신감으로 무장되었던 내게 미팅이란 오직 나와 교감이 되는 짝을 만날 것으로 여겼다. 늘 캠퍼스라면 로망으로 바라고 꿈꿔온 미팅을 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첫 미팅상대는 교감이 전혀 되지 않는 듯하다.
서서히 가물가물 기억이 되는 99년도로 돌아가야 한다. 그 해에 1학기 총 두 번의 미팅을 했었는데 1번째는 디자인계열이었으며, 2번째는 간호과였었다. 우선 당시 기억으로 돌아가 디자인 계열부터 보자면 상황이 다소 시니컬하다. 우선 3명의 여자가 등장했었다. 상대는 3명은 2명은 누나였다. 1년을 재수한 셈이다. 지금 생각하면 그 정도도 어린데 왜 이리 그들이 어른으로 보였는지 모른다. 당시 나는 두터운 파운데이션이 그저 싫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인사치례 자기소개를 몇 마디 하다가 교양과목 뭘 듣냐부터 서서히 알아가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서서히 편해졌다. 그제서야 여자 측에서 먼저 담배를 펴도 되겠냐고 했는데 3명 모두 흡연자였고, 남자측 2명도 흡연자였다. 즉, 그날 나를 제외한 다 담배를 폈다. 그리고 내가 우선 재미나게 본 로맨틱 코메디부터 얘기 보따리를 풀었다. 여자측에서도 몇 명은 응수해줬지만 나머지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삶의 취미가 뭐냐고 물었다. 그제서야 담배 한 모금을 빨면서 당황스러운 말을 들었다.
"뭐야! 혼자 바른생활 척하고, 아니 인생 왜 그리 답답하게 살아?"
라고 한 것이다. 그러면서 여자측에서 이따가 FPS게임인 '레인보우'를 하자는 거였다. 그리고 5명이 모두 입을 모아서 게임이야기를 하는데 그 날 어떠한 대화가 오고 간지는 정확히 기억도 나질 않는다. 그러다가 분위기가 점점 왕따가 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한 여자가 내게 물었다.
"그쪽은 좋아하는 게임 없어요?"
"음.. PC방가면 장기 둡니다"
"뭐래.."
그렇다. 애초에 관심분야와 취향이 다른 이들이었다. 그렇게 노래방을 가다가 3차로는 PC방을 갔는데 내가 적응이 안 되어서 밤 중에 도서관에서 시를 정리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문학적인 심취한 나로써, PC방에서 게임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거 자체가 아까웠기 때문이다. 당시 모든 이들이 너무 '독고다이'로 노는 게 아니냐는 비아냥 거렸지만, 실상 나는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며 선, 후배들에게도 잘 한다. 어떠한 선배는 술로 위안을 주는 이가 있다면 누구에게는 학술적으로 존경하는 선배가 있을 것이다. 나는 후자에 가까웠다. 다행히 시간 허비적인 술자리를 잘 참석하지 않지만 그 외에 낮에 하는 행사는 줄 곧 참여했다. 그리고 틈틈이 대학 1~2년에 썼던 시가 지금도 커다란 지적인 재산이 되었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문학소녀와 친구 맺기는 실패했지만, 한가지 깨닳은 것이 있다.
나와 교감이 되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나는 일반인들과 취향이 다른 게 많은 것을 알았다. 대체적으로는 연애인이나 일반 대중음악, 드라마 관심이 많으며 술과 담배, PC방과 당구와 나이트댄스, 스포츠를 좋아하는 게 대체적이라면 나는 사뭇 그와 반대였다. 물론 스포츠에 관심있는 것은 제외한 거의 달랐다. 종교, 철학, 사회문화, 문학에 관심이 많았으며, 여가생활로는 DDR이나 PUMP 혹은 시창작과 신경을 쓰다보니 특이하다고 소문이 났다. 물론 그 와중에서 나와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도 몇 있었다. 대부분 남자였다. 몇 안되는 여자 학우도 있었으나 딱히 공적인 교감이 되지만 사적인 정서적 교감이 되지 않았다. 게 중에 몇명이 마음에 들었으나 다 짝이 있었기에 꿈도 못 꾸었다.
* 완벽한 연인의 교감 = 이성적인 교감(사적인) + 문화적인 교감(공적인)
- 의미
1-1) 의미(이성적 교감)
: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느끼는 둘만의 정서적이며, 성적 매력적
1-2) 의미 (문화적 교감)
: 말 그대로 취미나 문화가 같아서 교감으 흐르는 것
- 조건
2-1) 조건 (이성적 교감)
: 남녀가 아니고서야 느낄 수 없음, 그 사람만의 지니고 있는 특성
2-2) 조건 (문화적 교감)
: 남녀가 아니라도 느낄 수 있음, 여러 사람이 지니고 있는 특성
- 사례
3-1) 사례 (이성적 교감)
둘만이 아는 추억거리, 둘만의 스킨쉽, 둘만의 대화
3-2) 사례 (문화적 교감)
좋아하는 책, 호감가는 드라마, 밤낚시, 축구, 여행하는 것
문화적인 교감이 없이 오로지 이성적인 교감만 있을 경우는 다소 질리기 마련이다. 제 암뤼 둘이 서로 사랑한다고 해도 이 문화적인 교감이 없으면 서로를 이해하는데 조금 답답하다. 취미가 그래서 같은 게 몇 가지가 있으면 상당히 사랑을 오랫동안 일구어 나가는데 커다란 요소가 되기 마련이다.
어떠한 직장 여선임은 남편과 함께 영화를 집에서 DVD로 보는데 너무 좋다는 것이다. 아직 신혼이라서 그런지 방에서 팝콘을 직접 튀기면서 창문의 커튼을 치고 볼 때마다 결혼을 잘 했다고 느낀다고 한다. 단,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남편은 스키장에서 스키를 탈 때, 그 선임은 스파를 한다고 한다. 모든 문화적인 교감을 충족할 수 없다. 하지만 한, 두 가지를 맞춰가니 결혼하는데 재미난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또 하나의 재미난 사례가 있다. 지하철 낙성대역 근처에 작은 00만두집을 경영하는 두 부부가 있다. 그 둘은 서로를 의지하면서 가게 운영하는데 문화적인 교감이 같아선지 손님으로도 보는 내내 행복해 보였다. 둘이 함께 가게를 잘 이끌어 보겠다는 일념이 맞아선지 단순히 이성적 교감 이면이 있기에 진정한 부부의 롤모델로 보였다. 그래서 이성적인 교감만 있을 경우는 일반적인 취미를 맞춰간다거나 여러 사람들 속에서 지내는 것도 좋은 것이다.
이에 반대로 문화적인 교감이 좋으나 이성적으로 끌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즉, 사회적으로 일이 척척 맞고, 서로간의 대화는 잘 통하고 이성으로 보이지 않는 경우다. 제 아무리 공공의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해도 자신이 싫으면 그만이다. 그 고유의 끌림이 상대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성적인 교감은 저마다의 색깔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성적인 교감이 없이 취향적인 교감으로 만나는 사람들도 있는데, 마음이 편하지 않다. 또한, 괜스레 짝이 있어도 외롭고, 머리로는 통하지만 가슴으로 통하지 않아서 막혀 있는 기분이 들 수도 있다.
그리고 가장 안타까운 일. 아예 이성적인 교감도 없고, 취향적인 교감도 없는 경우가 있다. 제 아무리 한 쪽에서는 교감을 하려고 노력해도 상대가 이성적도 취향적도 없는 경우는 거의 사귈 수 있는 확률이 아니다. 설상 사귄다고 해도 이는 온전한 커플이 될 수가 없다. 사랑은 서로 비슷한 교감으로 점점 더 닮아가는 것이며 때로는 서로간의 다른 점을 채워나가는 것이다. 서로 다른 이가 하나가 되는 것인데 이성적인 교감과 취향적인 교감이 없다면 다소 아쉽지만 마음정리를 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설령 결혼할 사람으로 여겼더라면 장기적인 안목으로 봤을 때, 아니올시다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주변 어르신들이 많이 해서 거의 정석이 되어 버린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