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1-3) 가장 건전한 놀이

7장. 둘만의 추억거리 / 1) 함께한 놀이

by 휘련

1-3) 운동 - 가장 건전하며 의미있는 놀이 (산책, 눈감아 등산)



필자는 우연히 한 여인을 알게 되었다. 피천득 선생님의 아사꼬처럼 그녀와 난 나이차이가 났다. 민망하다고 여겼기에 그저 미안한 기색도 없지 않아 있다. 스케이팅을 탔던 그녀가 막 20세가 되었는데 이제는 4년이 지나서 또 다른 20살을 만나는 게 희한하다. 그 사이 사이 만나던 사람도 많았는데 대부분 20살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만나는 사람은 많은데 제대로 이어가는 이가 별로 없다는 게 신기하다. 내가 그렇게 지극정성인데 불구하고 헤어지기 다반사였다. 알고 보니 대체적으로 남자친구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즉, 남자친구가 있는데도 호기심으로 내게 다가와주는 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대부분 그녀들의 연락두절로 인해서 헤어지는 경우 다음 많은 것이 그녀들의 남자들로 인해서 전화로 실갱이로 끝나게 되는 게 허다했다. 그래서 늘 나는 어린여자를 만날 때곤, 과연 몇 번 만나고 헤어질 지 미리 염두 하는 버릇이 생겼다.


이번에도 그렇다고 생각했으나 그녀는 조금 독특했다. 남자친구는 아직 없고 나름 대로 좋은 학벌이었다. 인생을 독하게 살만큼 성실했다. 다만 제대로 된 사랑을 아직 모르는 철부지였다. 그렇게 우리는 혜화동 대학로 만나서 식사도 하고 게임도 하면서 정을 쌓아갔다. 그러다가 대학로 뒷 편에 낙산공원까지 택시타고 왔다. 예전에 교회 셀 사람들과 왔던 기억을 더듬으면서 꼭 좋은 여자가 있으면 데이트하려 했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차 마시고 식사하는 그런 시시콜콜 보다는 산책을 하는 게 더 의미있다고 느낀다. 가만히 있는 것보단 산책을 하면서 함께 걸어가는 이 느낌이 마치 서로간의 진보적이며 함께 발을 맞춰서 인생을 걷는 것. 이는 또 다른 삶의 축소판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여자들 중에서 때로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래서 이렇게 산책을 한다는 거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남자로썬 그런 게 여자의 매력을 떨어뜨리게 하는 요소로 작용이 될 수 있다. 나 또한 노래를 못하거나 요리를 못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운동을 잘 하지 못하는 여자를 좀 꺼려한다. 이유는 아무래도 내가 운동을 워낙에 즐기는 사람 이라서도 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 첫째는 좋은 생활습관이다. 운동을 싫어하는 이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풀려는 게 술 아니면 대화 혹은 게임이 대체적이라서 문화적 코드가 맞지 않는다. 그리고 성실해 보이지 않으며 자기계발에 신경 쓰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노폐물이 땀으로 분출되기에 올바른 경로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다. 그렇기에 땀을 흘리면서 운동을 하는 것은 매우 좋은 습관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에게는 다른 대안적인 해소로 TV중독, 게임, 술, 담배, 도박 등에 비하여 운동은 정신건강에도 이롭다. 이러한 운동은 더할 나위 없는 중요하며 아니 그 이상에 꼭 필요한 습관이 아닐 수 없다.


2째, 건강에 좋다. 어쩌면 노래를 못하거나 요리를 못하는 것은 사는 데 그리 지장이 있지 않으나 운동은 지장이 크다. 아직은 젊은 20대는 잘 모르겠지만 나이를 먹어서 꾸준히 운동을 하지 않으면 건강이 이롭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병에 걸리기 태반이며, 괜한 사랑만 봤다가 평생 병간호를 하면서 추억도 없이 보내기는 싫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이 너무 부풀려서 생각한 것일 수 있지만, 최대한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걱정거리 부분에서 해소가 되니 나로썬 좋지 아니한가? 서로 건강하고 웃으면서 활기차게 보내는 것도 사랑을 위한 길이다.


셋째로는 성적인 매력이 돋보인다. 운동을 좋아하다는 것은 신체적으로 탄력성을 지니고 몸매 유지에 좋기에 성적으로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신경 쓰지 않게 되면, 몸매유지가 망쳐버리기도 한다. 한 때 잡지기자 하면서 벨리댄스 추던 사람들을 취재했는데 그 관련된 사진을 주었는데 편집장 형이 그걸 보더니만,


"아 이 여자들 남자 좋겠네"


라고 한 말이 있었다. 아직 24세였던 나로썬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으나, 왜 몸매관리가 중요한 지 세삼 뒤늦게 알게 되었다. 운동은 그러한 의미에서 중요한 요소다. 더군다나 땀의 노폐물이 빠져서 피부에도 좋기에 젊어 보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는 신체적 화합이 깃든 건전한 놀이이기 때문이다. 운동처럼 몸을 요구하면서 익사이팅한 놀이도 없다. 가만히 앉아서 영화를 보거나 책을 보거나 이야기를 하는 것도 중요한 정서적인 교감이다. 하지만 매번 그러한 정서적인 교감만 있다면 별 추억거리가 없기 마련이다. 보다 몸으로 부딪히면서 서로간의 신체적인 화합이 깃들어야 할 것이다. 다른 정서적인 교감은 굳이 연인사이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몸과 몸이 부딪히면서 화합이 될 만한 것이 바로 운동이다. 하다못해 업어주기를 한다거나, 위험해 보이는 춤추는 다리같은 데를 지나치는 것도 꽤 좋은 추억거리이다. 평상시 너무 무디고 지루한 생활을 하다가 소 달구지처럼 곤두박질치는 데서 함께 있다면 그 놀라움으로 떨리는 마음이 자신도 모르게 상대를 좋아하여 설레게 되어서 뛰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한 심리적인 속성 때문인지 서로 몸으로 부딪히면서 노는 건전한 놀이는 남녀 사이 오랫동안 기억남을 추억거리가 아닐 수 없다.


* 상대가 운동을 좋아하면 이로운 것

1) 좋은 습관

: 바쁜 현대인의 스트레스의 노페물

-> 땀을 분출하는 게 좋음

: 다른 스트레스 해소인 술, 담배, 도박, 게임, TV중독에 비해

-> 정신건강 좋음2) 건강을 위해

: 운동X, 나이들어서 시들시들해짐

-> 운동을 하면 오랫동안 함께 활기찬 사랑

3) 성적인 매력

: 군살없고 탄력적인 몸매유지 + 땀으로 배출되어 피부에도 좋아

-> 젊어 보임

4) 신체적 화합이 담긴 건전한 놀이

: 심리적으로 몸 전체를 동반한 운동

-> 짜릿하면서 아찔하여 설레게 기억이 됨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그녀와 나는 산책을 하다가 신체적인 화합을 위해서 우선 등산하면서 폰으로 스피커로 발라드 음악을 깔았다. 우리는 그 음악과 함께 등산을 했다. 두 가지 갈림길이 있었다. 하나는 빠르지만 가파른 계단이며, 하나는 오래 걸리지만 우회하여서 오르는 오르막길이었다. 후자를 택했다. 그래서 음악과 하나 되어서 마치 뮤직비디오를 찍듯이 올라섰다. 날씨는 11월이었는데 오르다가 땀이나니 외투를 벗었다.


그리고 이러한 이론적인 상황을 잘 알았을까? 자연스레 그녀를 업었다. 그녀는 가벼웠고 나는 출렁거리면서 오르막을 올랐다. 그녀의 몸과 호흡이 등 자락에서 묻어날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10살 이후 업혀본 적이 없어선지 이러한 놀이가 좋다면서 나를 와락 더 손으로 휘감았다. 그러다가 도중에 내 눈을 가리면서 자신의 설명으로만 오르라고 했다. 어느덧 우린 한 몸이 되어서 이 산행을 계속하였다. 나의 눈을 가리니 더 그녀의 말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러다가 행여 다치지 않을까? 이런 긴장감 속에서 한 걸음 한 걸음을 발을 디딜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발걸음보다 심장이 더 크게 뛰었다. 그렇게 우리는 정상까지 올랐고 어느 덧 서로 땀이 닦아주었다. 그리고 낙산공원 위에 낙산 산성이 있는데 우리는 그 위태로운 산성 위에서 하늘의 별과 저 멀리 네온사인을 바라보면서 아찔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산성 아래에 나무 그늘에 그녀를 안고 입을 맞춘 게 더 기억이 난다. 무엇보다 그러한 몸으로 운동을 하면서 데이트를 했기에 더 짜릿함으로 다가올 수 있었다. 아직도 그 때를 생각하면 기분이 한결 젊어지는 듯하다. 지금도 많은 여인들이 낙산 산성에서 입을 맞출 것이라고 생각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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