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장] 1-1) ‘가을날의 동화’

12장. 재회 / 1) 느닷없이 찾아옴

by 휘련

1-1) 가을날의 동화 (1987) - 다시 찾아온 재회


누구나 한번쯤 아련한 첫사랑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게 서툴러서 이루어지 지지 않을 것이다. 가슴 속 서랍의 추억을 꺼내보는 앨범. 이 앨범은 중화권에서도 같은 심상으로 그려내고 있다. 영화 가을날의 동화가 그렇게 화폭으로 담고 있다. 거기에 캐릭터도 잘 어울리는 87년도 주윤발과 종추홍은 최고의 캐스팅이 아닐 수 없다. 누구나 한 번 쯔음 비슷한 경험해 있을 법한 내용이다. 연인이 되지 않지만 그 보다 더 애절하게 지닌 연인보다 값진 사이.


* 가을날의 동화 (주윤발, 정초홍 주연의 영화 예고편)

https://www.youtube.com/watch?v=P4qiE1EUFcg

애인과 함께 미국 유학길 오르는 여인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제니퍼(종초홍)이다. 남자친구인 빈센트에 비해서 가난한 그녀는 먼 천지의 집에 머무르기로 한 것이다. 그 친척의 은 선장(주윤발)이다. 그는 10년동안 배를 몬 사람이다. 이름이 아니라 직업이 뱃머리 돌리는 직업의 선장이기에 선두라고 제니퍼가 부른다. 아마도 하지만 험난한 세상이란 걸 잘 모르는 아릿따우며 어린 여자가 그저 선두가 되어야 할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런 선두에게는 제니퍼는 그저 귀여울 뿐이다. 하나하나 일일이 보살펴 주고 싶은 그녀. 그녀는 빈센트에게 실연을 당하게 된 것이다. 이에 쓸쓸한 그녀의 곁에서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싶은 선두다. 자신도 비롯 가난하지만 그녀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돈을 다 털어서라도 행복하게 해줄려고 노력하는 이다.

제니퍼의 상심에 서서히 다가서게 되는 선두. 그녀 또한 두선장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눈치를 챈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친구 이상으로 그를 남자로 보지 않았다. 적어도 빈센트에 비해서 부족한 게 너무나도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선두에게 꼭 하나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물론 빈센트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저 드 넓은 바닷가에 식당을 하나 차리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우스게 소리로 식당의 이름을 지어주겠다는 제니퍼. 사뮤엘 펜이기에 말을 줄여서 '샘펜'이라고 하는 게 어떠냐고 한 것이다. 그렇게 그는 소박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기에 제니퍼는 빈센트만큼 그를 끌리지 않게 여기는 것일 수도 있다.


시간이 흘러서 선두의 생일잔치에 찾아온 빈센트. 그가 다시 제니퍼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청탁을 한다. 그리고 두선장이 머물고 있는 곳에서 나와 빈센트와 함께 짐을 꾸리고 떠나게 된다. 쿨하게 보내줘야 하는 선두. 하지만 '잘 가'란 말과 달리 그 빈센트의 차를 하염없이 쫓아 달린다. 자신을 평생을 만날까 말까한 사랑이 저 멀리 사라지고 있기에 온 몸으로 막으려고 달리지만 차보다 빠를 수 없다. 어차피 되지도 않는 경주지만 그는 이미 마음만큼은 차보다 빠르다. 열정! 남자는 열성을 다 갖고 그녀에게 다가서고 있다. 하지만 현실앞에서 그녀를 내 보내야만 한다. 아마도 자신의 걸음과 차의 속도는 선두와 빈센트의 격차를 뜻하는 거 같아 가슴이 더 아프다. 극에 다닳은 열정의 메시지. 물론 그녀또한 알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원래 남자의 품으로 다시 간 것이다. 아마도 그녀는 아직 어려서 판단이 흐릴 수도 있다. 지금 그녀에게는 소중하게 자신을 챙겨주는 선두보다는 화려하고 멋진 빈센트가 더 사랑스러울 것이다. 현실에 있어서 두 남자를 사랑할 수가 없기에 그녀는 현실을 택한 것이다.

이에 반해서 한 남자의 입장은 오로지 한 방만 필요다며 현재 상황에 불만을 늘어 놓을 것이고, 또 어떠한 남자는 그 작은 방 하나라도 내어준 것에 대해서 기쁘게 감사할 것이다. 전자가 가진 자의 여유라면 후자는 경쟁상대와 견주는 도전적이며, 열정적인 노력이 아닐 수 없다. 후자에게 있어서 아마도 사랑하지만 사랑을 말 할 수 없는 존재. 표현하지 않으려도 해도 표현이 흘러나오게 되는 상황. 그에게 그녀는 모든 것을 다 바쳐서라도 가지고 싶은 환타지적인 인물이라서 그러는 것일까?


하지만 이러한 힘든 사랑. 그토록 어려운 사랑은 왜 더 되지를 않을까? 부담으로 더 다가서기 때문에 내 면에 밀어나게 되는 것인가? 비록 서툴지만 그 누구보다 감동을 줄 수 있고 모든 걸 헌신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렇다. 그렇게까지 시도했다면 그걸로 된 것이다. 시도하지 못하고 후회할 바에 시도하고 저질러보고 후회하는 게 더 낫기 때문이다.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예전에 희극인 원로배우인 '남철'이라는 분이 나오셨다. 그가 예전의 첫사랑을 잊지 못하여서 고민하던 중 그를 찾게 된 것이다. 무려 몇 십년이 지나서야 그가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응어리. 평생 후회하며 가슴의 한으로 맺였던 말은 전하게 되었다.


"진심으로 사랑했었습니다"


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 함축적인 말에 그간 모든 가슴의 통곡을 씻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다시 재회를 하여서 가슴 속 한자락으로 남을 소원을 풀 수 있어서 고마움을 안고 갈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그렇기에 할 수 있을 때, 고백하는 게 더 바람직한 고백이 아닐 수 없다. 고백은 타이밍이 있다. 그걸 놓치면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일 이루어질 수 없다해도 고백을 하는 것은 후회스럽지 않다. 물론 타이밍이 있지만 헤어짐을 알고 있는데 표현하지 못하면 나중엔 망연자실 바라만봐야 할 것이다.







가을날의 동화에서 남자는 여자에게 그렇게 대했다. 그녀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걸 알아도, 자신의 마음은 참 사랑임을 적극적으로 보였다. 비록 말로 대놓고 표현하지 않았지만 그것은 사랑 이상의 마음이다. 남자는 아마도 헤어져도 추후 다시 만날 수 있음을 가슴에 품었을 것이다. 지금은 때가 좋지 않아서 이렇게 헤어질 수 밖에 없지만, 언젠가는 기회가 된다면 다시 연이 되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한 생각에 잠기며 그렇게 떠난 여자를 바라만 봐야 했다.


우리 인생도 이러한 경우가 있다. 마음은 간절히 사랑하는데 어쩔 수 없이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 유학을 간다거나 출장을 간다거나 군대를 간더거나 심지어 전쟁으로 인해서 잃어버린다거나 마지못해 다른 이와 결혼할 경우 등. 우리가 사랑이 현실로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 가장 비참한 것은 나는 사랑하는데 그 상대가 나를 고마워하나 좋아하지 않는 경우다. 이 현실이 가장 비참하다. 사랑을 함께 나누지도 못하고 헤어져야 하는 이 때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저 하늘에 맡겨야 하지 않을까? 지금은 상대가 나를 좋아하지 않지만, 내가 이 정도로 잘해주면 나를 언젠가 고마움이 좋아함으로 바뀌겠지? 그러한 일념을 가지고 현재 당장되지 않아도 훗날을 생각하면서 잘해줄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랑 감정이란 모름지기 자기 자신도 모르기 때문이다.

남자는 여자를 기억되어 주기를 바란다. 그 언젠가 그래도 '자신을 아끼며 잘해준 남자'로 생각되어 떠올라 다시금 찾아주기를 바란 것이다. 그렇게 추후 재회가 되면 어찌나 반가울까? 설령 끝이 좋지 않게 헤어졌다해도 추후 다시 만날 때는 시간이 많이 지났기에 감정이 많이 추스려져서 미안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 보다 고마워 반가울 수도 있다. 용서할 수 없는 수준이 아니고서야 시간이 지나 만나면 대체적으로 애틋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된장국을 다시 끓인다고 해도 첫 맛이 나올 수 없는 법이긴 하다. 세월이 지나서 예전처럼 풋풋함이나 설레임이 없을 것이며, 아마도 각자의 변화된 삶 속에서 지금의 서로가 약간의 거리감이 느끼질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재회는 각별하다. 평생 보고싶은 한으로 자리잡은 구석의 애틋함을 꺼내서 회포를 풀 수 있는 좋은 계기이다. 특히나 느닷없이 만난 재회는 더 그렇다. 그 이유는 특별하다. 바로 하늘의 점지해준 인연과도 같기 때문이다.

* 재회의 방식에 따른 상황

느닷없이 재회

:하늘이 맺어준 기약, 만날 수 밖에 없는 운명같은 자연스러움

연락하며 재회

: 인간의 욕망으로 만난 기약, 억지로 만나게 되는 부자연스러움


하도 핸드폰과 방명록 세상에서 그러한 기계의 의존하지 않고 연락없이 만나게 된 경우가 있는가? 모처럼 만난 동창이 동네에서 만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히 그럴 숭 있으나, 다른 장소에서 생각하지 못한 시각에 만나면 되게 반갑다. 마치 다시 만날 수 밖에 없는 인연이 있다고 느낄 것이다. 하물며 동창이나 옛 동료에서도 이러한 반가움이 있는데 예전에 감정이 조금이나마 있었던 이성이라면 어떠할까? 아마도 우리사이가 인연이 아닐까 느낄 것이다.


이는 사람의 감정이란 이미 높은 기대치에서 시작됨보다는 낮은 기대치 아니 기대치조차 없는 상황에서 예상 밖 선물이나 이벤트로 받는 축복이 크기 때문이다. 뭐 이 부분은 다 알 것이라고 본다. 아버지가 이번 시험 잘 보면 "너에게 문화상품권을 주겠다." 라고 한 것이며, 자식은 정말 잘 봐서 5만원 이상 문화상품권을 기대했으나 5천원이나 1만원 문화상품권을 받았을 경우 어떠할까? 당연히 실망스러울 것이다. 아니 차라리 받기 싫을 것이다. 하지만 이에 반해서 자식이 요즘 너무나 힘들어서 책상에서 잠을 자다가 아침에 일어나 가방을 챙길 때. 이 때에 책에서 숨겨둔 문화상품권 5천원을 봤을 때 기분이 어떠할까? 아버지의 섬세함에 자식은 감동을 받을 것이다. 자식들은 늘 시험을 잘 보면 선물이나 기대하지만, 평상시에 예상하지 못했을 때 고마울 것이다. 이러한 심리적인 예상 밖 이벤트가 필요하다. 시라노 조작단처럼 직업이 아니고서야 이 부분을 짤 수가 없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재회만큼은 자연스럽게 다시 만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이를 전략이 아니라 하늘에 맡겨야 할 것이다.


영화에서 다시 돌아오면, 그렇게 헤어지고 몇 년이 흐르게 된다. 예전에 둘이 이 바닷가에 거닐면서 남자는 꼭 샘펜이라는 식당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힌 게 기억이 난다. 모처럼 미국의 옛 추억으로 온 제니퍼. 그와 함께 찾아온 어린 동생과 함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다. 그리고 여기 근처에 사무엘 펜이라는 식당을 지으려는 사람이 있었다고 얘기를 하자 그 꼬마가 혹시 '샘펜'이 아니냐고 한다. 그녀는 놀란다. 정말 자신이 예전에 우스게 소리로 말한 그 '샘펜'이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제니퍼는 너무나 신기하고 반가워 놀란다. 설마 그 샘펜이 실제로 운영될거라고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도 자신을 고히 생각하면서 이렇게 노력하여 식당을 낸 게 대견스러운 것이다. 그리고 그 앞에서 손님맞이를 하고 있는 선두.









선두는 그녀를 보자 환히 웃는다. 그리고 오랫동안 서로가 서로를 멀뚱히 쳐다본다. 태연하게 노력하는 선두는. 그리고 일반 손님을 받듯이


"어서오세요. 두 분 인가요?"


라고 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그렇다. 사랑의 대한 절제의 미다. 저렇게 선두가 이야기 해도 그 안에는 얼마나 하고 싶은, 반가워 하는 지 다 알 수가 있다. 그의 표정만 봐도 여자는 알 수가 있다. 제니퍼 반가운 웃음을 지으면서 이 영화의 종결점을 관객의 상상으로 맡기며 끝낸다. 아마도 언제쯔음은 다시 볼 수 있을 거라고 선두는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러니 그저 초연히 웃으면서 자신의 감정을 감추면서 웃으면 반기는 게 너무나도 여유있어 보인다. 그리고 그 식당의 이름. 아직도 그녀를 잊지 못했고 늘 기다리고 있었다는 의미가 담긴 뜻이다.

느닷없는 재회. 이렇듯 갑작스레 다시 볼 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침착한 샘펜의 식당 주인 선두. 그는 이러한 일이 언제쯤 일어날 것이라고 늘 마음 속에서 다짐을 한 듯 해 보인다. 어쩌면 수 많은 노력도 해야하지만 어쩌면 운명이어야 만나게 되는 구조가 아닐 수 없다. 어쩌면 노력으로 사랑을 얻을 수 있다고 보지만 노력으로 연락처도 모르는 사람을 찾아서 재회를 한다는 것은 더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제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네트워크가 활발히 누리는 시대에 산다고 하지만 찾기 힘든 사람이 있을 것이다. 만일 다시금 만났어도 꼭 다시 사랑을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를 버려야 한다. 그저 다시 만난 것으로도 만족해야 할 것이다. 자체가 그간 가슴 속의 사랑을 재 정리하는 고귀한 시간임을 알아야 한다. 그러니 늘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기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놀라는 것보다는 마땅히 우리는 인연의 끈이 있기에 다시 만날 수 있음을 초연한 자세로 받아들여야 한다. 마치 소울메이트가 한 영혼을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그날이 바로 지금이라는 것을 말해주듯이....



* 느닷없는 재회지만 여유있게 - 재회의 대한 기대감을 갖는 자세

(또한, 늘 그를 기다렸다는 단서를 선보이면 재회의 감동이 더 하다)

영화 속에서 선두와 제니퍼. 어쩌면 귀한 인연의 끈과도 같다. 둘의 그렇지 않고서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될 수 있을까? 살면서 이러한 경우가 있다면, 한 번 더 생각하면서 초연히 웃으면서 인연의 끈을 즐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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