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으로 살아가는 시"중에서 - by 휘련
☞ 현실에 찌들어 잊혀졌던 친구인 '시'가 다가와 고마움의 표현한 시
Since-2011.03
아침 출근 길 지하철에 우연히 교회 후배를 만났다.
그는 옆좌석에서 뭔가 끄적끄적 적기에
나는 뭐냐 물으니 그는 시 한 수를 적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후배의 흐뭇한 그 미소
미소 너머 비추어서 보게 된 것은
잃어버린 예전의 나다.
내 삶의 시란 무엇이랴?
시시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에겐 시라는 단어는 자유와 갈망 그 이상.
삶의 곧 시였고, 인생이었고 추억이자 비전이었다.
한달에 1번은 시를 써야겠다는 다짐이
서서히 빛 바랜지가 너무나도 오래되었다.
한 10여년은 제대로 쓰지 못한 듯 하다.
졸업, 취업, 사랑.....
그 속에서 많은 걸 얻으려고 했으나
정작 내가 시를 등지며 살았다.
삶의 멜로디를 텍스트로 옮기는 게
사명이라고 느끼었더 나.
후배를 통해서 잊혀진 자아의 실체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렇다. 나는 21세기의 시인이 되겠다고 다짐했건만 10여년간 망각한 채 살다가 뒤늦게 영혼의 떨림을 느꼈다.
그렇게 다시 내게 왔다.
살며시 찾아온 삶의 시.
잊혀진 나의 보물창고를 뒤적 뒤적
그 폴더를 클릭하여 아련한 옛 꾸러미를 눌러
까막득했던 지난 날의
타임캡슐 습작을 꺼내어 본다.
이제는 차곡차곡 정리되어진
시의 서랍을 열어보다
그간 숨겨진 10여년 나를 만나
이야기를 건내 본다.
그저, 미안하다!
내가 너무 늦게 와서
하지만 10여년 나는 달갑게 맞이하는 듯
그래도 찾아와 준 나를 꼬옥 안겨준다.
순수했던 어린 청년의 혼을 불어 넣은 시
오래된 타임캡슐을 꺼내어 보니 기특한 문구가
지금의 나를 부끄럽게 만들 뿐.
다소 실망스러운 이 꼴로 찾아와서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앞으로 10여년 나에게
다시 얘기를 하고 싶다.
마라톤으로 따지면 중간에 선 지금
더 나은 골인을 향해 달려 나아갈 것이라고
틈틈히 시를 쓰면서 어린 청년의 정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미련에 쌓였던 부끄러운 다짐을 해 본다.
"살며시 찾아온 삶의 시"
그렇게 다시 내게 왔다
그리고 그 시와 나는 다시금
"삶으로 살아가는 시"
라고 다짐하며 이어갈 것이다.
* 시와 함께 들을 음악
[엘가 - 위풍당당 행진곡(Last Night of the Proms 2012)]
https://www.youtube.com/watch?v=Vvgl_2JRIUs
* 시 이미지와 관련된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