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분

by 박예인

무언가를 시작하기엔 짧고, 아무것도 안 하기엔 길다.

사람들은 십 분을 핑계로 쓴다.

늦어도 괜찮고, 좀 미뤄도 큰일 나지 않을 것 같은 구간.

이 구간 안에서 대부분의 결심은 흐려지고, 후회는 또렷해진다.


그래서 십 분의 행방은 묘연하다.

지나간 것의 잔여물 혹은 다가올 일의 예고편, 그 사이 어딘가에서 기록되지 않은 채 흘러가버렸다.


기록되지 못했을 뿐 존재했던 그것이 보이지 않는 곳에 켜켜이 쌓인다. 디딤돌이 될지, 방해물이 될지 모를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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