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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 Sep 16. 2020

나는 마을신문기자다.

초보 마을신문기자 도전기

나는 마을 신문기자이다.

대단한 것도 아니고 그냥 어쩌다 하는 일이다.

길에서 우연히 만난 기자를 갈급하게 찾고 있었던 우리 마을 공식 편집장님과 이야기하다

그냥 얼떨결에 지원을 하고 말았다.

그냥 한두 편 정도만 써달라는 제안에 글은 매일 일기 정도 쓰는 나에게 인정상 그렇게 된 것이다.

글을 잘 쓰는지, 맞춤법은 제대로 하는지도 확인 안 하고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그렇게 되었다.


그래서 기자가 된 나는 자꾸 정체감의 혼란이 오고 있다. 글을 쓰면서도 잘 쓰고 있는지 자신이 없고, 전문 작가도 아닌데 맞는 글을 쓰는 것도, 내가 좋아하는 명화 테라피 에피소드도 신문에 어울리는지 알 수가 없다. 또한 내 글을 누가 읽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고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왜냐하면 피드백이 별로 없어서 어떻게 읽혔는지는 모른다.  편집장님은 어쨌든 하나의 쓸 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흔쾌히 받아주고 있을 것 같은 예감도 들기도 하고.


마을신문은 기자가 성인은 한 명과 아이들은 6명. 편집장님, 에디터 이렇게 8명이 한 달에 한 번 발간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약간의 허술한 면이 있었으나 여러 차례 회의와 기자단 교육으로 매달 주제를 정하게 되었고  약간의 디테일을 강화하여 처음보다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처음부터 너무 훌륭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우리는 모두 성장해야 하므로, 하지만 내가 봤을 때는 처음부터 멋지게 보였다.

편집장도 전문적인 일이 아니라 세 아이를 키우면서 자원봉사로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있고 에디터도 마찬가지이다.


편집장과 에디터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참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분들이 뿌린 씨앗이 얼마나 멋지게 자랄지 또한 기대가 된다. 나는 기사만 쓰고 있지만 편집부터 원고 수정과 발간까지 두 명의 노고와 땀방울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마을에 대외적인 행사가 있으면 주민들이 여러 번 마을신문을 자랑하는 것을 보았는데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어쩌면 작은 씨앗들이 지금 자라고 있을 지도 모른다. 아이들 신문기자들도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을 보아 어리지만 기특하다.


오늘은 면장님과 인터뷰를 했다. 몇 달 전부터 계획 한 일을 실행에 옮겼다.

면장님은 인상이 좋고 서글서글한 눈매를 지니셨다. 조금 일찍 갔는데도 흔쾌히 받아주셨고 따뜻하게 잘 맞아주셔서 감사했다. 초임 면장으로 포부도 얘기하시고 하고 싶은 것. 안타까운 점도. 마을에 많은 애정과 관심이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고 당당하게 마을의 리더다운 모습이 느껴져 인생의 선배로써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기자가 아니면 언제 면장님과 이런 얘기를 할까 생각하니 또한 즐겁고 또 다른 색다른 경험이었다.


마을신문기자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하는 동안은 재미있고 즐겁게

비록 나의 역량이 딸릴 때는 많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소통과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기회 등으로 내 삶을 유지하는 데 원동력이 되고 싶다.  


역량이 문제가 아니라 무엇인가 도전하는 용기있는 내 모습을 칭찬해 주고 싶다.


예전에 어느 책에서 "나를 위해서만 사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지 않는 일을 많이 해라. 또한 그런 친구를 많이 사귀라. 그렇다면 너의 삶이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라는 말이 있었다. 그때에는 그 말이 이해가 안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맞는 것 같다. 돈을 받지 않는 대신 내 삶이 풍요로워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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