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한두 편 정도만 써달라는 제안에 글은 매일 일기 정도 쓰는 나에게 인정상 그렇게 된 것이다.
글을 잘 쓰는지, 맞춤법은 제대로 하는지도 확인 안 하고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그렇게 되었다.
그래서 기자가 된 나는 자꾸 정체감의 혼란이 오고 있다. 글을 쓰면서도 잘 쓰고 있는지 자신이 없고, 전문 작가도 아닌데 맞는 글을 쓰는 것도, 내가 좋아하는 명화 테라피 에피소드도 신문에 어울리는지 알 수가 없다. 또한 내 글을 누가 읽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고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왜냐하면 피드백이 별로 없어서 어떻게 읽혔는지는 모른다. 편집장님은 어쨌든 하나의 쓸 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흔쾌히 받아주고 있을 것 같은 예감도 들기도 하고.
마을신문은 기자가 성인은 한 명과 아이들은 6명. 편집장님, 에디터 이렇게 8명이 한 달에 한 번 발간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약간의 허술한 면이 있었으나 여러 차례 회의와 기자단 교육으로 매달 주제를 정하게 되었고 약간의 디테일을 강화하여 처음보다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처음부터 너무 훌륭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우리는 모두 성장해야 하므로, 하지만 내가 봤을 때는 처음부터 멋지게 보였다.
편집장도 전문적인 일이 아니라 세 아이를 키우면서 자원봉사로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있고 에디터도 마찬가지이다.
편집장과 에디터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참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분들이 뿌린 씨앗이 얼마나 멋지게 자랄지 또한 기대가 된다. 나는 기사만 쓰고 있지만 편집부터 원고 수정과 발간까지 두 명의 노고와 땀방울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마을에 대외적인 행사가 있으면 주민들이 여러 번 마을신문을 자랑하는 것을 보았는데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어쩌면 작은 씨앗들이 지금 자라고 있을 지도 모른다. 아이들 신문기자들도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을 보아 어리지만 기특하다.
오늘은 면장님과 인터뷰를 했다. 몇 달 전부터 계획 한 일을 실행에 옮겼다.
면장님은 인상이 좋고 서글서글한 눈매를 지니셨다. 조금 일찍 갔는데도 흔쾌히 받아주셨고 따뜻하게 잘 맞아주셔서 감사했다. 초임 면장으로 포부도 얘기하시고 하고 싶은 것. 안타까운 점도. 마을에 많은 애정과 관심이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고 당당하게 마을의 리더다운 모습이 느껴져 인생의 선배로써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기자가 아니면 언제 면장님과 이런 얘기를 할까 생각하니 또한 즐겁고 또 다른 색다른 경험이었다.
마을신문기자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하는 동안은 재미있고 즐겁게
비록 나의 역량이 딸릴 때는 많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소통과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기회 등으로 내 삶을 유지하는 데 원동력이 되고 싶다.
역량이 문제가 아니라 무엇인가 도전하는 용기있는 내 모습을 칭찬해 주고 싶다.
예전에 어느 책에서 "나를 위해서만 사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지 않는 일을 많이 해라. 또한 그런 친구를 많이 사귀라. 그렇다면 너의 삶이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라는 말이 있었다. 그때에는 그 말이 이해가 안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맞는 것 같다. 돈을 받지 않는 대신 내 삶이 풍요로워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