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삶의 여정에 빛으로 답하다

명화로 답하다.

by 나비

지난달에 우연히 차를 몰고 가다 마주한 두 개의 무지개. 해질 무렵 걸려 있던 무지개는 너무나 눈이 부시게 아름다워 지금도 그 느낌이 생생한데요. 바로 그 아름다운 무지개가 나오며 풍경과 인물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화폭에 옮긴 작품을 소개합니다.


영국의 낭만주의 화가 존 에버렛 밀레이(1829~1896)의 작품 《눈먼 소녀》는 1854년 여름 그가 윈첼시 지방 근처에 머무는 동안 실제 모델을 보고 그린 그림입니다.

존 밀레이의 눈먼 소녀에 나오는 두 개의 무지개는 가난한 소녀들의 희망이면서 찬란하게 펼쳐질 우리들의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 옵니다. 또한 따뜻한 노랑, 빨강의 색들이 따뜻한 치유의 에너지가 됩니다.


비록 현실은 소녀의 목에 있는 ‘PITY THE BLIND(장님을 불쌍히 여겨주세요)’라는 문구로 인해 그녀가 장님이라는 사실과 낡아서 닳아진 옷, 아코디언 모양의 6각형 손풍금인 콘서티나를 들고 있다는 것을 통해 소녀의 처지가 마냥 밝아 보이지 않을 수 있어요. 그들의 미래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일거예요.


하지만 이 순간 폭풍우가 지나간 자리에 밝게 쏟아지는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 코끝에서 느껴지는 비 갠 후 흙냄새와 손끝에 잡고 있는 물기 어린 풀잎, 찬란하게 빛나는 무지개. 보이지는 않지만 느낄 수 있고 사랑하는 이의 작고 따뜻한 두 손과 무지개를 설명하는 들뜬 목소리의 작은 떨림까지 이 그림에서 느껴지는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일이나 사람에 치여 힘들 때 아이들이나 애완견, 때론 작은 꽃 들이 나에게 위안을 준 적이 있나요? 위로란 거창하고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비갠 후 무지개를 눈먼 소녀에게 두 손 꼭 잡고 설명해주는 사랑스런 동생의 존재로 충분하니깐요.


혹시 잠을 잘 못 이루시는 분이 계신가요? 불안이 높은 분이 계신가요? 이런 작품이 숙면과 불안을 잠재우는데 매우 도움이 됩니다. 눈을 감고 따뜻하게 빛나는 태양이 나의 온몸을 감싸 안는 느낌, 부드러운 바람과 새들의 지저귐 소리, 손끝에 느껴지는 이름 모를 풀의 감촉, 부드러운 흙냄새 등을 느껴보시며 잠을 청해 보세요. 어느 순간 맑고 순수한 영혼의 안식으로 초대를 받으실 수 있어요.


눈먼 소녀는 가진 것은 없고 눈에 보이는 것이 없지만 지금 세상 누구보다 더 행복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주변의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행복은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누구도 알아주지 않지만 소박한 내 삶의 여정도 저 무지개처럼 찬란함이 깃들어 있음을 꼭 잊지마세요. 당신은 그런 소중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