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0
반차를 내고 병원으로 갔다. 수액을 맞는 게 낫겠다 싶었다. 다들 친절하고 따뜻한 곳이라 거기 가면 마음이 편하다. 나도 모르게 스르륵 잠이 들었고 출근해서는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역에 도착해 일어나는 순간 머리가 핑 돌았다. 걷기 어려웠다. 한 분께서 역무원을 부를지 물었고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승강장의 벤치에 앉았다. 일어나야 하는데, 그게 조금 겁이 났다. 그리고 전화를 걸었다. 오겠다고 했다. 최근 3년 동안 지하철에서 몇 번인가 이런 적이 있었다. 그럴 때면 아프기보다는 무서웠다. 아득해지는 느낌이 어렵고 두려웠다. 곁에 누군가 있으니 괜찮았다. 안심했다. 처음이었다. 부를 사람이 있는 것도, 그렇게 금방 와준 것도.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고객안전실에 있는 동안 경찰서에 있는 미아 느낌이 들었던 것도, 서투르게 지지해주던 손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