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2
준영오빠를 언제부터 봤는지 모르겠다. 아마 률이만할 때었을 것이다. 아장아장 걸을 때부터 가끔 보며 함께 커왔다. 제주도를, 캐리비안베이를, 태안을, 숲속을, 바다를 찾아 시간을 보냈다. 각자의 이유로 바쁠 가족이 의지를 모아서 그리 했다. 맏이인 우리 언니가 대학에 합격했을 때 다 함께 축하했다. 친척보다 끈끈하게 지내왔다. 그래서인지 준영오빠의 얼굴에 행복이 번지는데 나도 마음이 참 좋았다. 이모와 아저씨의 마음도 그럴 것이기에, 나도 행복했다. 모두 막 등장하는 신부를 사진에 담을 때,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하는 오빠의 표정을 찍었다. 그리고 이모와 아저씨와 준하와 률이를 담았다. 대소사를 챙길 여유가 없던 이십대를 지나 기꺼이 찾게 된 지금의 내가 좋다. 머무는 내내 몸은 힘들어도 쉬어가는 것 같았다. 그간의 세월이 만들어낸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