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여, 요가

by 예이린

올해 초 요가를 시작했다. 알아보던 중 동네에 마음에 꼭 드는 요가원을 발견했다. 창밖으로 커다란 천이 일렁이고 내부는 짙은 원목으로 이루어진 곳이었다. 월마다 바뀌는 시간표에는 ‘하타', ‘메리디안'처럼 처음 보는 용어들이 칸마다 채워져 있었다. 몸이 꽤 뻣뻣한 편에 속했지만, 공간이 자아내는 분위기가 내면의 주파수와 꼭 맞는 느낌이랄까, 그게 좋아서 다양한 수업을 부지런히 갔다.


‘인양’요가는 한 달쯤 흘렀을 때 처음 접했다. 하나의 동작을 꽤 오래 유지하는 흐름이었다. 끊임없이 동작을 하는 ‘빈야사’도 버거웠지만, 가만히 버티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하기 어려웠다. 수업 중반 자세를 지키려 애쓰고 있을 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딘가에 자극이 오면 자동으로 저항하는 에너지가 나와요. 그 위치로 숨을 불어넣어 보세요.” 그 말을 따라 숨에 집중해 보려고 했다. 약속된 카운트를 지나 자세를 풀어내자 몸이 가벼워져 있었다.


그 후로 ‘저항감’이라는 단어가 종종 떠올랐다. 퇴근하고 집에 도착해 운동하러 가기 전 ‘오늘은 그냥 쉴까?’ 생각이 들 때, 처음 하는 업무가 어려워 도망가고 싶을 때, 꼭 그게 마음의 저항감 같았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나갔을 때 볼에 닿는 상쾌한 공기나, 꾸역꾸역 자리를 지키다 보니 어느새 일이 손에 익어가는 감각 앞에서 마음이 한결 맑아지는 것도 요가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한동안 어느 때보다 크고 작은 내면의 저항을 마주하고, 떠나보내기를 반복했다. 좋아하는 꽃을 직배송으로 주문하여 직접 다듬기 시작했고, 처음으로 직접 식물 분갈이를 해보았다. 날이 흐려도 궁금한 공간으로 향했고, 편지 형식의 글을 정기적으로 발행하기도 했다. 무엇이든 망설이게 하던 저항의 에너지는 어느새 잦아들었다. 그렇게 한 계절을 보내고 나니, 구태여 무언가를 하며 쌓은 행복의 조각이 너무 좋았다.


기록의 주제를 정하는 일은 이 여름을 어떻게 보낼지 다짐하는 것과 마찬가지였고, 나는 봄이 알려준 것을 이어가기로 했다. 구태여 하는 것들이 조금 더 촘촘해지며, 가을이 올 무렵에는 ‘뭐 하러 굳이 해’, ‘하지 말까?’하는 내면의 소곤거림이 더 작아져 있기를 가만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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