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1
<아노라> 시간을 검색했다. 지난 주에도 몇 번 찾았는데, 잘 맞지 않다가 오늘은 퇴근 이후에 회사 근처에서 상영 예정이었다. 이런 저런 망설임이 찾아왔지만 가기로 했다. 작은 극장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커다란 화면을 마주하니 새로운 세상에 들어간 것 같았다. 이윽고 웃음이 새어나왔고, 마지막에는 묵직한 덩어리가 남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오랜만에 '삶'에 와 있는 듯 했다. 요즘은 매번 조금은 번거롭게 느껴진다. 사람과의 만남도, 루틴을 벗어나 영화를 보는 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몰되지 않기 위해, 한 곳에 고이거나 묶이지 않도록, 이야기를 대면하고 또 고민하도록 시도해야 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드는 밤이었다. 오랜만에 후련한 마음으로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