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20251128

by 예이린

망설이던 게 무색할 만큼 좋은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내 시야가 많이 변했고, 그걸 인지했다. '별로'라고 판단이 앞서는 대신 왜 그렇게 되었을지 그 맥락과 배경을 살피고, 그러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자 상대의 편견을 마주하고, '한 발자국만 나오면 완전히 다른 사람들과 다른 세계인데' 싶은 생각에 다다랐고, '내가 그간 경계하고 무서워하던 것들도 사실은 내가 보는 좁은 영역에서 생긴 관점일 수 있구나' 싶었다. 판단 대신 이해가 자리 잡으며 마음에 너그러움이 생겼다. 안전감, 배려, 예외, 따뜻함, 편안함을 느끼면서 내 세계가 부드럽게 넓어졌다. 또한, 거절을 무작정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관계를 가볍고 건강하게 이어가는 태도를 보며, 그 유연함이 좋기도, 또 부럽기도 했다. 의기소침해지거나 의심하지 않고 그것으로 인해 자신에 대한 가치가 흔들리지 않고 여전했다. 사람을 통해 얻은 이 배움을 잘 간직하고 싶다. 타고난 감수성에 경험으로 배운 유연함을 더하여 아끼는 이들에게 편안하고 건강한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여러 개가 쌓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