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나갈 수만 있다면

20251205

by 예이린

멈칫했다. 이유는 과거의 경험이 반복될까봐 두려워서였다. 마음을 더듬었고, 해석의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차분히 살폈다. 그 시간 동안 현재의 내 상태를 깨달을 수 있었고, '경계가 건강하며 자기 자신을 먼저 챙기는, 감정적 자립이 이루어진 방식'이라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 주춤했던 순간에 자동으로 일었던 생각도 유연해졌다. 어쩌면 자신만의 경험과 이유로 그랬을 수 있다고, 현재의 상황과 나에 대한 마음만 작용하는 게 아니겠구나, 생각했다. 상황은 질문이 되었고, 대답해보는 과정에서 나는 스스로를 잘 알게 되었다. 특히 두려움과 경직됨 같은 녹이고 풀어줘야 하는 기억과 감정들이었다. 순간적으로 당혹감이 일더라도 이러한 방식으로 풀어나갈 수만 있다면, 매번 뉘우침이나 지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겨울의 서순라길에는 사람이 없었고, 봄가을에 웨이팅을 각오해야 했던 공간들을 편히 즐길 수 있었다. 몰랐던 이야기를 하나 더 알게 되었고, 언제나 동생들에게는 넉넉한 사람의 푸짐함에 근사한 음식을 먹었다. 그리고 꼬막이 이렇게나 맛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또 찾고 싶은 포차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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