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20260123

by 예이린

오늘의 어스름도 여전했다. 해뜰녘의 희미한 빛은 매일 봐도 늘 새롭고 기분이 좋다. 평소보다 조금 졸린 느낌으로 일을 하다가 점심 시간에 가을날 제주를 남겨두기 위해 창을 열었다. 사진을 모아놓고 10월 어느 날을 짚어가다 보니 금세 마음이 달라져 있었다. 신기했다. 행복한 순간을 보내고, 휘발되지 않게 사진으로 담아 기록하는 것. 그게 뭐라고 이리 행복한지. 핸드폰 배터리가 조금 더 빨리 닳는 것 같아 어느 날 사진을 다 잃어버릴까봐 조금 긴장이 된다. 영국 여행도, 일 년의 달리기도, 세 계절의 제주도 이곳에 가득해서 얼른 기록해두어야겠다, 사진이라도 올려둬야겠다, 조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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