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곁에 있어서 정말 좋았어"

용기를 내어 너를 만나게 된다면

by 예이린

대학교 내내 붙어다니던 친구가 있었다. 웃는 게 너무 이쁜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신입생 OT가 끝난 후 술자리가 있었는데, 조금 취한 그녀를 챙기게 되었다. 남자친구가 있었던 그녀는 발그레한 얼굴로 귀여운 연애상담을 내게 해왔다. 우리는 그때부터 단짝이 되었다.


그녀는 일찍이 마음을 열고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크면서 겪은 크고 작은, 속상하거나 슬픈 이야기도 있었다. 나는 꽤 오랜 기간 듣고만 있었고, 1년 반쯤 지나서야 지금도 그녀만 알고 있는 것을 비롯해 삶의 장면을 몇 가지 전했다. 그녀는 자기 일인 양 울어주었다.


사실 너한테 마음을 많이 못 열었던 것 같아


알고 있었어. 기다린 거야. 언젠가 열겠지 하고


어딘가 굳어 있던 그 시절, 나보다 훨씬 말랑하고 부드러운 그 친구가 많이 기다려주어 고마웠다. 친구의 부모님은 딸의 기숙사의 짐을 넣고 빼야 할 때면 광주에서 두 분 다 오셨고, 때마다 나를 챙기셨다. 가끔 나와 고기를 사 먹으라고 친구에게 용돈도 보내주셨다. 그런 날이면 학식이 대부분이었던 일상을 벗어나 든든히 먹었다.


그렇게 햇살 같은 어머니와 난로 같은 아버지와도 정이 들었는데, 졸업 때쯤 관계가 끊어져버렸다. 혼자서 해내는 게 습관인 나와 달리 도움을 쉽게 요청하던 친구의 부탁을 늘 들어주며 무언가가 쌓여갔다. 거절도 할 줄 몰랐고, 섭섭함이나 부러움도 표현할 줄 몰랐다. 취업준비로 예민하던 시기에 친구에게서 날카로운 말을 조금 주고 받다 다시는 연락하지 않게 되었다.


네가 곁에 있어서 정말 좋았어


올해 생일 과 동기에것 오랜만에 연락이 와 졸업 후 처음 만났다. 그리고 대학생 때 단짝이었던 친구의 sns를 보고 내 생일인 걸 알았다고 전해들었다. 그때 둘이 함께 찍고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려뒀던 사진의 일부와 함께 "생일 축하해"라는 말이 올라왔었다고. 용기를 낼 수 있게 되면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내 감정을 잘 헤아리고 전달하는 법을 몰라서, 선을 긋고 끊어내는 것에 익숙했던 내 옆에 있어주어서 고맙다고 말이다. 그게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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