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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이린 Aug 30. 2023

가느다란 실

20230829

늦잠을 잤다. 과장님의 전화에 잠이 깼고, 열시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알람을 끈 기억이 없는데 모두 꺼져 있었다. 약기운이었나, 걱정하고 자책하며 샤워를 했다. 이미 회사에서 많은 배려를 받고 있었기에, 선을 넘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나와서 핸드폰을 보고 멍해졌다. 다른 과장님 두 분의 연락. 아파서 못 오는 게 아니라 다행이라며 천천히 오라는 말씀과 괜찮냐는 걱정어린 질문이었다. 오랜만에 울었다. 그리고 주저앉은 나를 일으키는 가느다란 실들을 쥔 손들이 보였다. 멋진 왕자님도, 대단한 사건도 아니었다. 마음이 충만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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