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7
다시 어지러웠고, 당황스러웠다. 끝난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아서 속상했다. 그래도 내 몫은 내가 감당했다. 많이 울었고, 과거는 과거대로 두고 무엇을 선택할지 스스로 물으며 샤워를 했다. 그러고 나오니 이 다발이 있었다. 소재 다발, 검정 포장지 내가 말했던 것들이었다. 혼란스럽던 것들이, 불안하던 마음이, 손에 만져지는 종이와 리본과 초록빛 잎들에 희미해졌다. "지나간 일이니까 나오면 좋겠어."라는 말이 "이제 여기서 나랑 행복하자"는 말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