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망치지도 못하는 내 인생.. 같은 찰흙
요즘 다시 스트레스 시즌을 맞아 힘들어하던 차에,
팀원이 스승의 날 기념으로 선물을 보냈다.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데 왜 나한테?
기념.. 단어 묘하네 기념기념기념기념
결론은, 보냈으니 해보고 괜찮으면 나도 해보게 알려달라.
그리고 그것이 왔다.
오목조목 들어있는 찰흙들과 귀여운 설명서를 받았는데,
설명서에 딱히 설명은 없었다고 한다...
홈키트이지만 홈이 아니라 방문해서 했었으면 더 좋았을법한 키트.
하지만 이전 스트레스 시즌에 도자기 그릇 만들기 체험을 해봤어서 일단 그냥 만들어보기로 함.
찰흙이라는 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모양이 바뀌기 때문에 아주 망쳐놓기 좋은 재료 혹은 마음껏 만들기 좋은 재료군.. 하고 생각했지만 막상 앞에 두니 색도 많고, 뭘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딱히 어떻게 망쳐야 할지도 모르겠다.
너무 주물러대면 수분이 날아가면서 갈라지는 게 귀찮아서 최대한 덜 조물대고, 그러다 보니 원래는 주먹으로 한대 빵- 칠까 했던 것도 왠지 그럴 수 없었다.
흠.. 이왕 이렇게 된 거 생각나는 대로 오물조물 만들어보자.
첫 번째 작품으로는 내가 제일 평안하다고 생각하는 이미지를 표현했다.
시원한 바람맞으며 누워서 드림이를 안고 있는 자세!
드림이는 무겁기 때문에 저런 자세로 1분만 있어도 숨이 가빠온다.
그래서 작품 명이..!!
첫 번째 작품을 제대로 만들었으니 두 번째 작품은 실컷 망치고 싶었지만, 망치는 방법을 몰라 대충 해봤다.
키트 내용에 마블링 얘기가 있길래 나도 일단 막 섞어봤는데, 막 섞으면 엉망이 될 줄 알았더니 오히려 오묘한 색이 나왔다.
(역시 인생.. 망하는 것도 쉽지 않아)
예쁜 돌멩이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품 명이..!!2222
난 수박을 좋아하는데, 남편은 안 좋아한다.
그래서 항상 수박 한 통을 사다 두면 나 혼자 다 먹어야 한다.
'냉장고에 수박이 반 통이나 남았는데.. 저건 또 언제 먹지'
생각하다가 수박을 만들었다.
원래는 제일 맛있는 꼭지 부분을 베어 무는 걸 좋아하지만,
그러면 못생길 것 같아서 옆구리를 먹었다.
물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파란 덩어리를 놨더니
연못이 되었다.
물고기도 두 마리 정도 넣어주고
풀떼기도 심어주고
인센스 스틱을 꽂는 용도로도 많이 만드는 것 같길래
혹시 모르니 구멍도 뚫어줬다.
다 만들고 나니 꽤 여름여름한 조합 같은 느낌?
총 평: 혼자 뭘 만들지 멍-하고 있는 시간이 있었다. 이왕 할 거면 함께 할 때 편안한 사람과 함께하면 좋을 듯!
- 기분 회복력: 50% (기분을 좋게 해 준다기보다 안 좋은 기분을 치워주는 것에 가까움)
- 즐거움: ★★★☆☆
- 난이도: ★★☆☆☆
- 총비용: 선물 받아서 모름
- 색깔로 표현한다면: 하늘
- 코멘트: 1-2일 건조 후 불에 구워야 해서 택배로 보내야 하는데, 과연 (귀찮음을 극복하고) 택배를 보낼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