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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지데이지 Apr 20. 2020

[안녕, 헤이즐] 우울증은 죽음의 부작용이야

스마트하고 위트 있는 청소년들을 통해 경험해 본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내 “죽음에 관한 최애 도서 목록”에 추가할 책을 찾았다.

코로나도 죽음의 부작용이야

[안녕, 헤이즐]은 예쁜 열일곱 헤이즐과 섹시한 농구선수로 유명했던 거스의 뜨거운 연애 이야기이다. 모든 연인처럼 둘도 서로를 연결해주는 공통점과 서로를 흥미롭게 만드는 차이점이 있다. 공통점은 암 환자라는 것. 차이점은 거스가 망각을 두려워하는 반면, 헤이즐은 그것이 세상 모든 생물의 정해진 운명임을 받아들이고 최대한 해를 끼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그녀는 채식하고, 거스에게 마음을 열지 않으려 버틴다. 매일 자신 옆을 지키는 부모에게 삶을 가지라고 소리치기도 하며, 엄마가 석사과정을 하고 있다고 밝혔을 때, 기뻐서 오열한다. 그러나 사랑은 상처에 대한 두려움보다 강하다. 헤이즐은 죽음으로 끝날 걸 뻔히 알면서 용감하게 사랑에 뛰어드는 거스에게 홀딱 반한다.


Oh. I wouldn’t mind. It would be a privilege to have my heart broken by you.
 상관  . 너에게 상처 받는  특권이야.


결국 죽음은 그들을 갈라놓고, 연인은 사랑의 피할 수 없는 일시성에 상처 받는다. 그러나 내 “죽음에 관한 최애 도서 목록”의 책들이 모두 그렇듯 이 책은 슬픔만 남기지 않는다. 병과 고통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헤이즐은 우울증이 암의 부작용이 아니라 죽음의 부작용이라고 말한다. 암 또한 죽음의 부작용이라고. 이 말은 암 환자가 안-암환자와 운명이 별반 다르지 않음을 상기시킨다. 우리는 모두 죽고 있음을. 질병은 어떤 불운이나 신의 저주가 아니며 환자의 삶이 “보통”사람의 삶처럼 온전함을.

 

... I was already starting to get pissed off at the minister when he said, “In heaven, Augustus will finally be healed and whole,” implying that he had been less whole than other people due to his leglessness, and I kind of could not press my sigh of disgust.
목사가 “어거스터스는 천국에서 회복되고 온전할 것입니다”라고 그가 다리 하나가 없어 다른 사람들보다 온전하지 못하다는 식으로 말했을 때, 나는 짜증이 났고, 역겨움을 숨길 수 없었다.


거스가 죽은 후 그의 SNS를 가득 채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그의 지인들의 글에 헤이즐은 또 한 번 화가 난다.


We live in a universe devoted to the creation, and eradication, of awareness. Agustus Waters did not die after a lengthy battle with cancer. He died after a lengthy battle with human consciousness, a victim-as you will be-of the universe’s need to make and unmake all that is possible.
우리는 창조, 소멸, 의식의 우주에 삽니다. 어거스트 워터스는 암과 오랜 투병 끝에 죽은 것이 아닙니다. 그는 사람의 의식, 당신도 보게 되겠지만, 우주가 창조하고 소멸시키는 과정의 피해자와 싸우다 죽었습니다.


창조, 소멸, 의식 중 우리에게 권한이 있는 건 의식뿐인데,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죽음과 이별이 들이닥치기 전까지 어떤 삶과 사랑을 해야 할까 생각해보게 하는 의미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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