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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35장의 사진이 도착했어요.

과거의 오늘

by 킴스토리

종종 아이폰과 네이버클라우드, 인스타그램에서는 과거의 나를 소환한다. 덕분에 나는 이 기능이 추천하는 과거의 나를 적나라하게 마주한다.


과거는 정지되어 있다. 영원히 멈춰있다. 변하지 않고 오롯이 그 자리에 언제나 존재한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그리운 이를 만나는 것이 가능해지고, 이제는 사라진 추억의 장소도 다시 걸어볼 수 있다. 그때의 날씨, 공기, 온도, 함께 했던 그 모든 순간순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나는 꽤나 과거를 회상시키는 사람이고, 과거를 회상하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과거에 묶여있지 말고, 현재와 미래만 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난 가끔은 과거에 갇혀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과거에 미소 짓고, 과거에 힘을 얻기도 하니까.


미래는 예상할 수 없고, 현재는 힘들 때, 그때 나는 과거에게 위로받는다. 내가 지나온 길들, 내가 노력해 온 일들, 내 사람들,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들. 그 수많은 추억들이 고스란히 그곳에 남아있다. 누구에게나 돌아가고 싶은 계절이 있고, 다시 꺼내보고 싶은 표정이 있다. 과거를 굳이 애써 잊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때로는 과거에 잠시 머무는 것도, 삶의 방향을 찾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P20220524_213726107_4E458AB3-4A08-4BB2-AA04-5235E43B8806.JPG 3년 전에도 나는 나름 인사이트(?) 있는 문장을 모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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