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빈. 오스트리아

201810

by 타냐

유럽 교환학생 시절, 빈이 최고의 도시라고 생각했다. 좋은 친구들이 있을 뿐 만 아니라, 음악, 그림, 건물들, 커피, 맥주, 거리의 분위기, 등등 모든 것이 가장 좋은 도시라고 생각했다. 빈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내 마음 속에 최고의 도시,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로 남아있었다.


4년 만에 다시 찾은 빈. 첫사랑처럼, 다시 찾지 않고 그저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겨야 하나. 실망을 하게 되면 어쩌나. 라는 걱정도 한편으로 있었지만. 잘 왔다.


달라진 것들과 여전히 똑같은 것들을 만날 수 있었다. 달라진 내 자신과 여전히 똑같은 나를 만날 수 있었다. 4년전에 왔던 거리를 걸으면서, 시간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4년 동안 나에게 참 많은 일이 있었구나. 2014년의 빈을 활보하던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그런 많은 일들이 말이다. 그때의 나는 상상이나 했을까. 평생 함께할 것 같던 사람과 이별했고, 언제나 그 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계실것 같던 부모님이 실직하셨고, 편찮으셨고. 카페에서 일을 하다가, 국제개발기관에서 일을 하게 됬고. 지금은 탄자니아 시골 변두리에서 일과 생활에 고군분투하고 있고. 그때의 나는 알았을까.

앞으로의 시간들에는 또 어떤 일들이 있을까. 4년 뒤에 다시 빈에 와서, 아, 2018년의 내가 이 곳을 걷고 있을 땐 상상도 못하던 일이 나에게 일어났었다, 라고 또 생각하게 될까?

예전처럼 여전히 빈은 나에게 최고의 도시다. 살고 싶고, 함께하고 싶은 그런 곳이다. 그치만 예전처럼 어떻게하면 빈에서 살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Life will find a way. 어떻게든 흘러가는대로 자연스럽게.


분명 남의 나라 남의 도시인데, 이렇게 편안함을 주는 곳은 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거라고. 어떠한 방향으로든.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내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나에게 많이 일어날테니까.


그때는 예쁜 건물, 좋은 식당, 카페, 그리고 이 모든 문화생활 등등이 참 부러웠었다. 삶의 여유, 사랑 그런 것들. 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 나도 이 곳에서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가장 부러운 것은 시그리드와 헐버트의 사랑이 아닐까. 그 사랑이 있기에 이 모든 것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 장소는 장소일 뿐(물론 심하게 아름다운 장소긴 하지만). 조건과 환경도 조건과 환경일 뿐(물론 전시회와 음악회는 부럽긴 하지만ㅋㅋ). 어쨌든 결국 어디나 사랑하면 가장 아름다운 곳임을. 다시 탄자니아로 돌아가서, 직원들과 그 곳을 더욱 사랑할 것임을.

그리고 무엇보다 나도 시그리드와 헐버트처럼, 서로를 더욱 아름답게하는 평생 사랑할 반려자를 만나고 싶음을. 사랑하고 싶다.


2018. 10. 07. 토요일 밤.

오스트리아 빈, 친구 시드리드와 헐버트 집에서. 예쁜 새 전구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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