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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성인 Mar 21. 2023

피아노맨 빌리

노력하는 인간

 피아노와 관련 깊은 가수라 그런지 어릴 땐 왠지 모르게 빌 에반스와 헷갈렸다. 빌리 조엘, 영원한 피아노맨. 문장을 완성하고 나니 왠지 추모 글 같지만, 멀쩡히 잘 살아계신다, 올해 여름엔 블랙핑크랑 하이드 파크 헤드라이너까지 하신다고 하니 정정하신 게 분명하다.




 사람들이 엘튼 존을 좋아할 때 언제나 빌리 조엘을 더 좋아했다. 지난 피드의 비틀즈가 롤링 스톤즈와의 라이벌리가 있는 것처럼 빌리 조엘도 엘튼 존과의 라이벌리가 살짝 있었던 걸로 안다. 그런데 실제론 비틀즈와 롤링 스톤즈의 사이는 좋듯이 이 둘도 서로 굉장히 친하다. 둘이 같이 합동 공연도 했다고 한다. 로켓맨과 피아노맨의 합주라.. 직접 보고 싶은 협연이다.


Elton John & Billy Joel



 유튜브 알고리즘에 뜬 빌리 조엘 ‘Piano Man’의 작곡 비화를 다룬 영상을 봤다. 그 곡만의 정서를 좋아하여 빌리 조엘 플레이리스트의 처음에 위치한 곡이다. 개인적으로 장조 멜로디에, 단조 분위기와 어울리는 아련한 가사의 노래를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Piano Man’은 내가 좋아할 요소를 다 갖춘 노래다. 또한 가사에서 말하는 술집의 풍경이 머리에 그려지고, 피아노를 치고 있는 Bill의 심정을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입체적인 곡이라 느껴진다. 가사를 통한 사실적인 묘사 덕에 빌리 조엘에게 빠졌으며, 최근엔 위에서 이야기한 유튜브 영상으로 인해 그의 굴곡 있는 인생을 알게 되면서 괜한 연민을 느꼈다. 빌보드 차트 상위권 곡이 수두룩한 가수에게 방구석에서 글 쓰는 인간이 연민을 느낀다는 점이 웃기긴 하지만 뭐든 고난이 없으면 성장도 없는 법이지 않은가. 힘듦을 이겨낸 그를 보며 동기부여가 된 나와 같은 이에겐 좋은 고찰거리라고 생각한다.



 Westlife의 ‘Uptown Girl’을 학생 시절 친구와 부르며 되게 좋아했는데 원곡자가 빌리 조엘임을 알게 된 이후론 더 좋아하는 노래가 되었다, 이외에도 ‘Honestly’는 90년대에서 2000년대 사이 한국 노래방 감성이다. 그래서 노래방에 갈 적마다 혹시나 오늘은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여 팝송이 들리는 곳을 기웃거려 보지만 아직까지 이 곡을 부르는 이를 본 적은 없다.




 적어도 내겐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연습을 하면 되겠지만 잘하는 것은 어렵다. 그런데 빌리 조엘 같이 정상 반열의 가수들, 특히 피아노든 기타든 일렉이든 악기를 연주하며 동시에 가창력을 뽐내는 가수들은, 청중의 관점에선 너무나도 쉽게 노래하고 연주한다. 그래서 더 멋있어 보이고 그루피가 생기는 건가 싶다. 분명 적지 않은 양의 노력이 있을 터이고 타고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다수에게 인정받았단 의미는 상황이 좋았다, 운이 좋았다 등으로 표현된 타이밍의 알맞은 조화도 섞여있을 것이다.


 언젠가 영화 ‘사랑의 기적’에 관한 글을 쓰며 기적이라는 것에 관해 서술한 적이 있다.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기적으로 바꾸는 것’ 대충 이런 내용으로 끝맺은 글이다. 빌리 조엘도 문장에 부합하는 인물이라 본다. 그러기에 이번 글 역시 동일하게 마무리하면 딱 좋을 것 같다. 추가로 남이 보기에 쉬워 보인다 해서 노력이 없던 건 절대 아니며, 밝아 보인다 하여 늘 순탄했던 인생은 아니었을 거란 배려의 자세, 속단하지 않음의 자세를 지니자란 말을 덧붙인다.



Billy Jo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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