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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성인 Apr 30. 2023

천재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죽음이란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지 못하는 것'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론 물리학자라 불리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죽음관이다.




 작년 초가을, 모차르트의 작은 별 변주곡을 다시 들었다. 이어서 영화 ‘엘비라 마디간’의 OST로 쓰여 인기가 많은 피아노 협주곡 21번을 들었고, 플롯과 하프를 위한 협주곡을 거쳐 쾨헬 번호 626번인 모차르트의 마지막 작품 레퀴엠까지 듣게 되었다.


 죽음 직전의 작품이 미완성 진혼곡이라는 것은 상당히 아이러니하다. 미완성이었기에 제자인 쥐스마이어가 완성했으나, 그 탓일까 아직도 모차르트가 어디에 묻혔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 약간은 무섭게 다가온다.


헨리 넬슨 오닐 - 모차르트의 최후


 필자에겐 레퀴엠 진노의 날보다도 라크리모사라고 불리는 눈물의 날이 더 의미 있었다. 흔히 모차르트 하면 천진난만한 모습, 밝은 분위기, 엉뚱한 어린아이의 이미지를 떠올릴 텐데 눈물의 날을 듣는 순간 그러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게 될 것이다. 죽음을 읊는 음악의 선율은 모차르트의 천재성뿐 아닌 그의 인생까지 생각해보게 한다. 뮤지컬, 영화 등 여러 매체에서 다뤄진 모차르트의 삶이 아닌, 음악을 마주했을 때 오직 본인만이 느낄 수 있는 영감을 담은 삶 말이다. 물론 분명한 음악의 신동이며 하늘에서 내려온 천재라는 말에 걸맞은 음악가이다. 허나 어릴 적 오며 가며 들었던 모차르트의 곡들과는 달리 마음을 다잡고 들은 그의 레퀴엠은 그를 그저 ‘천재니깐’, ‘천재이기에 이런 곡을 작곡하지’, ‘역시 천재적이야’라고만 하는 말을 무너뜨렸다. 작곡가 모차르트가 먼저 보인 게 아닌, 음악 하나만이 먼저 느껴진 최초의 모차르트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런 감정을 선사한 작곡가 모차르트의 천재성은 천재라는 단어에 막혀 음악에 집중하지 못했던 필자를 부끄럽게 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천재라는 단어에 국한하기 아쉬울 만큼의 천재성을 지닌 최고의 음악가다. 그러나 제일 애정하는 음악가 축에 들진 못했다. 천재를 향한 열등감 때문이었을까? 수재들을 향한 개인적 질투심 때문이었을까? 그렇기에 천재를 대표하는 모차르트라는 인물의 음악을 진심으로 듣지 못한 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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