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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성인 May 18. 2023

브릿팝 골목대장

우애 좋은 형제

 브릿팝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블러, 스웨이드, 라디오헤드, 뮤즈, 콜드플레이. 모두 좋아하는 밴드들이다. 이들 외에도 여러 밴드가 존재하고 좋은 음악들도 많으나 필자가 가장 즐겨 듣는 브릿팝은 ‘Don’t Look Back In Anger’와 ‘Super Sonic’. 그렇다. 결국 오아시스다.


 하지만 좋아하는 건 분명하나 오아시스 밴드 자체에 관해 자세히 알던 것은 아니었다. 영어에 어색하던 시절 듣던 웬만한 팝송들이 다 그렇지만(장르적인 측면에서의 ‘POP’을 말하는 것이 아닌 한국 내에서 통용되는 의미의 외국 음악, 영미권 대중음악을 말하는 것) 누가 부른 노래인지도 모르고 들었기 때문이다.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았던 때부터 들었던 ‘Don’t Look Back In Anger’가 무슨 외국 동요인 줄 알았고, ‘Wonderwall’을 줄기차게 흥얼거리고 다녔지만, 이것이 영국 제2의 국가라 불리는 노래 중 하나란 것을 몇 년 전에 알았으니깐 말이다.



 작년 이맘때였나 한여름이었나 우연히 오아시스의 음악을 다시 듣게 되었다. 음악이란 매개가 그렇듯이 과거의 추억 혹은 알 수 없는 감정을 선사하기에 묵혀뒀던 오아시스 플레이리스트를 다시금 재정비하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주구장창 듣고 있다. 며칠 전엔 ‘Stand By Me’와 ‘Let There Be Love’를 들었는데 캔드릭 라마와 더불어 지난주까지 필자의 고막을 즐겁게 해 준 뮤지션이다.




 밴드 오아시스를 아는 이라면 당연히 알만한 갤러거 형제의 관계 또한 상당히 흥미 있는 이야깃거리다. 노동계급 출신, 맨시티 광팬, 욕쟁이 형 · 동생, 퇴학, 체포라는 단어들로 설명 가능하다. 대부분의 곡들이 노엘의 머리에서 나왔고 리암의 보컬로 완성됐는데 그 과정에서 더럽게 싸우고 다퉜다. 그로 인해 명곡들이 탄생했지만, 오아시스 해체의 원인이기도 해서 팬의 입장에서 볼 땐 애증의 갤러거즈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둘 다 자유로운 음악가이기에 창작의 고통과 로큰롤을 향한 의견 차이로 싸운 게 많았을 테다. 하지만 음악가 이전에 친형제이기도 해서 그냥 시답잖은 이유로 대판 싸운 것이 훨씬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해할 때 됐다 이젠. 다시 뭉쳐라 제발 좀.

 비틀즈에 근접한 밴드 오아시스라는 평과 더불어 프론트맨 리암 갤러거는 커트 코베인과 함께 시대의 마지막 락스타라고 평가받을 정도고, 노엘 역시 오아시스에서 Noel Gallagher's High Flying Birds로 이어지는 밴드 활동을 통해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움을 시도하는 준수한 퀄리티의 뮤지션으로서 평이 매우 좋은 편이다. 이렇듯 자신이 좋아하는 밴드가 높게 평가받고 레전드로 기억된다면 그들의 팬들은 당연히 기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우애 좋은 형제 덕분에 뭉칠 수 있음에도 뭉칠 수 없는, 정확히는 뭉치지 않는 오아시스를 바라보는 그들의 팬들은 날이 갈수록 환장한다. 오십이면 지천명이라고 오아시스 이름으로 음반 한 장 내주는 것이 하늘의 뜻이길 바란다.



 브릿팝 장르로 분류되는 락그룹 대부분이 자신들을 브릿팝으로 지칭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으로 유명세를 얻었고 이후 다른 앨범들과 기행과 문제들(?)을 통해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는 오아시스. 90년대를 지배했던 그들은 팝과 힙합의 시대를 사는 지금, 로큰롤을 추억할 수 있는 마지막 향수와도 같다. 최고 히트곡 중 하나인 ‘Live Forever’ 제목 뜻처럼 오아시스의 음악은 마르지 않고 오래고 기억되길 원한다.


Oa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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