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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성인 May 21. 2023

상상용의 등용문

번개보단 천둥

 요즘 음악엔 장르 논란이 많다. 사실 음악만이 아닌 영화나 문학 같은 곳에서도 많이 나오는 말이긴 하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장르 구분이 모호한 게 대세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확실한 걸 좋아하는 성격이어서 그런지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애매모호한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위대한 아티스트들은 항상 그 시대의 새로움을 추구했고 장르를 개척했다. 비틀즈, 마일스 데이비스, 폴 세잔, 마네, 히치콕과 같은 인물이 대표적이다. S급을 찍어본 자만이 B급을 잘 소화할 수 있단 말이 있는 것처럼 출중한 실력에 기반하여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새로움에 도전하는 건 너무나도 좋아한다. 물론 그걸 분간하는 분별력과 통찰력이 필자에게 충분하다 생각하진 않으나..! 이건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다.




 음악에서 대중음악, 특히 락밴드들의 이야깃거린 많다. 그중 Imagine Dragons는 데뷔부터 10년이 넘은 지금까지 장르 논란이 있다. 1집 타이틀 ‘Radioactive’로 화려히 시작했지만, 클래식 로큰롤을 하는 밴드는 아니라고 분류되었다. 장르 논란이란 표현으로 글을 열었지만, Imagine Dragons는 논란이라기보다 락을 베이스로 한 실험적인 도전 정신? 정도로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도 그럴 게 2집 앨범이 1집의 보너스 트랙 같은 느낌이었단 것을 제외하면 이어서 발매된 3집은 상당히 강렬했었기 때문이다.


 밴드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Radioactive’와 함께 가장 높은 인기를 가진 ‘Believer’이 속해 있는 앨범이 바로 3집 앨범이다. 3집의 평론가 평은 좋지 못하다. 락밴드가 아닌 EDM 밴드로 봐야 한다 말하는 비꼬는 평이 있을 정도니 만약 내가 밴드 멤버였다면 주먹 꽉 쥐고 평론가를 만나러 갔을 거다. 좋게 말해 대중 친화적 앨범이다. 중독적인 훅과 강렬한 사운드가 주를 이루니 난해함보단 오락으로 음악을 대하는 일반인의 호응을 끌기 충분했을 것이다. 하지만 평론가의 귀보단 일반 대중의 귀가 달린 필자는 4집까지 발매된 현재, 1집만큼 좋아하는 앨범이 바로 3집이다.


 3집 수록곡 중 ‘Thunder’라는 곡이 있다. 2017년도에 앨범이 발매되었을 때 ‘Believer’보다 좋아했던 곡이다. 근데 ‘Thunder’의 가사 중 이런 표현이 있다. ‘Now I'm smiling from the stage while, You were clapping in the nose bleeds’. 곡의 전체 메시지는 어린 시절 자신을 무시했던 이들에게 전하는 당당한 외침으로 볼 수 있겠으나 저 부분 한정으로 봤을 때 대상을 평론가들로 바꿔 봐도 무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진성 로큰롤 빠들은 Imagine Dragons를 팝밴드라 하고 인정하지 않지만, 롤드컵의 주제가 문화를 창시했다고도 할 수 있는 ‘Warriors’만 들어봐도 이건 메탈과 가깝다고도 할 수 있는 락이다. 락의 명맥이 끊어지는 지금, 다양한 장르와 융합하는 게 현시대의 락이라 생각한다. 흔히 요즘 락밴드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밴드들도 이와 비슷한 행보를 띤다. 상업적이라 욕을 먹는 Coldplay, OneRepublic이 대표적이다, 반면에 평론가들 평까지 좋은 요즘 시대의 락밴드는 Arctic Monkeys, Måneskin 정도인 것 같지만, Imagine Dragons의 인지도에는 한참 못 미친다.



 락밴드 Imagine Dragons가 위대한 아티스트라고 말할 순 없다. 아티스트에 관한 평가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시대정신에 맞춰 그나마 객관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대함과 인기는 어느 정도의 상관관계가 있으니 Imagine Dragons가 지금과 같은 인기와 더욱 새로운 음악에 도전하길 바란다, 또한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만큼 이왕이면 평론가들도 사로잡는 음악을 창작해 주기를 바랄 따름이다.




 얼마 전 내린 봄비로 축축해진 길 위에서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들은 Imagine Dragons의 최애곡 ‘Walking the Wire’는 일반 대중의 귀를 달고 사는 필자의 감성을 자극했다. 바람 부는 철쭉 길에서 이어진 감상이 하나의 글을 쓰게 했고 솔직히 봄의 아기자기한 느낌과는 막 어울리지 않는 락밴드 Imagine Dragons에 관하여 나누게 되었다. 특히 상처로 인해 무언가를 다짐한 이들에겐 ‘Walking the Wire’나 ‘Amsterdam’은 괜찮은 위로를 줄 것이다. 들어보길 바란다.


Imagine Drag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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