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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성인 Jun 06. 2023

마음에 쓰는 편지

서정적 표현

 '서정적'의 뜻.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명사로써 '정서를 듬뿍 담고 있는 것', 관형사로썬 '정서를 듬뿍 담고 있는'이란 뜻이다.

 감성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게 나름의 낭만이 되어버린 2020년대 한국에선 서정적이다란 표현을 상당히 자주 마주할 수 있다. 하지만 서정적이란 표현은 주로 예술 작품에 대한 감상을 말할 때 사용한다. 그리고 인간이 사용하는 모든 종류의 표현은 그것이 아무리 좋고 의미 있을지라도 해당 표현이 남용되고 사람의 입에서 남발된다면 결국 그 표현의 본질은 흐릿해진다.


 서정적이다의 본질을 확히 정의 내리기는 어렵기에 국어사전을 빌려와 단어의 뜻 정도로만 설명하자면 말 그대로 작품을 창조한 창작자의 감성과 정서, 분위기가 잘 드러났을 때에 청중  관중이 사용해야 하는 표현인 듯싶다. 논리적인 접근으로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서정적이라는 표현은 이성적 논리보다도 잔잔한 감성의 울림이 짙을 때 대체로 사용된다. 어쩌면 머리로 이해하려면 할 수 있으나 굳이 그렇게 설명하기보다 느낌만을 위한 느낌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 '서정적'이며 동시에 본질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어쨌든 많은 시와 음악이 서정적이란 표현의 주 표적이 된다. 듣기 불편하지 않은 잔잔함과 고상한 표현, 부드러운 느낌이 있을 때 우린 서정적인 시, 서정적인 음악이라 명한다. 이전 포스팅에 올렸던 유재하가 서정적 예술가의 대표 예시라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유재하의 음악들, 이문세의 음악들, 김광석, 안치환, 이소라, 쎄시봉, 자우림, 성시경의 음악은 정말 서정적이다. 그러나 필자가 느끼기에 서정이란 표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은, 좀 더 좁혀 말해 가장 서정적인 곡은 임백천의 '마음에 쓰는 편지'다.



 유재하를 먼저 들었기에 처음 이 곡에 대한 설명을 누군가에게 할 때 '유재하스러운데 뭔가 더 좋아!' 이딴 식으로 밖에 못했었다..(심지어 나이도 데뷔도 임백천 씨가 먼저다) 하지만 음악이란 청자의 개인적인 상황과 감정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인지 '마음에 쓰는 편지'는 달콤해지기도, 날카롭게 아리는 음악이 되기도 하며 어느 순간 필자의 가슴에 안착했다.




 위에 적은 대로 논리보다 느낌을 말하고 싶을 때 서정적이라 하는 것일 수도 있으며 바로 그게 본질이지 않을까라 말했듯이 왜 '마음에 쓰는 편지'가 좋은지, 마음에 울림을 주는지 이성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근데 그렇다고 그냥 좋다고 말하긴 싫다. 왜일까 왜 좋은 걸까. 이 서정적인 음악이?



 결국 사랑일까. 멜로디는 말할 것도 없이 가사가 담고 있는 사랑은 같은 말이지만 언제나 다르게 다가온다. 이전 연인의 슬픔과 현 사랑의 기쁨이 버무려져 있다. 미래의 염려와 설렘이 숨어있다. 좋지만 그래서 어렵다. 너무 서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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