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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성인 Jul 03. 2023

르네상스

변화만큼 안정적인 것은 없다

 르네상스. 재생 혹은 부활이라는 뜻이며 1000년 중세를 끝내는 계몽의 시작이자 근대의 출발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다. 르네상스의 의미는 고대로의 회귀, 그리스 · 로마 문화를 이상 삼아 약진하는 예술 운동이다. 이 말인즉슨 새로움과 전성기를 표방하는 르네상스가 결국 인간의 진보는 과거를 답습하는 것으로 귀결되는, ‘역사는 반복된다’란 명제를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해서다.


 무언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려는 젊음에게 꼰대는 이렇게 대꾸한다. ‘그거 이미 다 예전에 시도한 거야’라고. 그러나 모든 이념과 방법은 점진적인 수정을 통해 세워진다. 본인의 경험이 시대를 대변한다 생각하는 오만은 발전을 저해하고 본인을 과거에 매몰되게 한다. 하나의 예시로 나일 문명의 인류가 평면적인 게 완벽하다 생각하여 미술적인 발전이 미비했던 것이 있다. 물론 결격사유가 있거나 합당한 논리로 새로운 의견을 반려할 순 있다. 그로 인해 세상 앞의 젊음은 더욱 성숙될 테니 오히려 그것이 어른스러운 방식이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시대의 새싹은 이전 시대의 빗방울을 맞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새로울 수 있듯이 새로움이란 그걸 경험하지 못했던 이에겐 새로움이며, 경험했던 이에겐 낡음이다. 마치 반복과도 같다. 시대에 맞게 형태만 변할 뿐이지 색깔은 동일하다. 르네상스가 이를 잘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고대 그리스 · 로마를 동경하여 이전의 것을 새로이 등장시키는 르네상스가 중세를 마무리했고 하나의 정신으로까지 정의됨을 통해 대표성을 증명한다.



 변화가 있는 것만이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은 변화 없이 설명되지 않는다. 필자는 오히려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한다. 하지만 시간이란 추상 속에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변화 없던 시대는 결국 막을 내렸음을 안다. 변화 없던 청나라는 서구 열강에게 잡아먹혔고 조선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민족과 국가가 처한 환경 및 상황을 배제할 순 없겠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했던 것만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내일은 없다’는 촌철살인 격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르는 당연함 속에 변화만큼 안정적인 것은 없다. 변화와 미래를 설명할 때 역사라는 한 단어로 충분하단 뜻이다.




 인류학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기야 하겠으나 예술 또한 변화를 상징하는 역사 깊은 새로움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적어도 르네상스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겠다. 그냥 예술이 좋으면 좋은 대로, 개인적 의미를 부여하고 싶으면 부여하는 대로 바라볼 것이다. 왜냐하면 휴머니즘의 태동이라 볼 수 있는 르네상스 작품 하나하나에서 얻게 되는 전율과 깨달음을 더 사유하고 싶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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