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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성인 Jul 06. 2023

JAZZ 좋아하세요?

열정인가 집착인가

 처음 봤을 때와 같이 몰입감은 여전히 뛰어났다. 몇 년째 쳇 베이커의 쿨재즈를 좋아하는 마당에 재즈 인생 입문작은 막상 빅밴드였다니 그것도 영화 'Whiplash'. 하여튼 취향이란 답도 없구나.

 재즈란 무엇인가 상대방의 호흡? 화합? 썊빱뚜비루밥?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앤드류는 과연 뮤지션들과 화합했던가? 하지 못했다면 그럼 재즈가 아닌가? 예술이 아닌가..? 잘 만든 예술이란 감상 이후 떠오르는 하나의 생각과 그에 따른 상반된 내용의 물음표가 따라온다. 그렇기에 모든 것은 예술이 될 수 있고 예술가란 작자는 생각하고 느끼는 자일 것이다. 전문 예술가가 되고 싶은 맘이 다분하고, 속칭 예술이라 불리는 것들을 사랑하기에 ‘Whiplash’의 앤드류가 보였던 열정 혹은 집착이 예술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결론은 알 수 없음이다. 다만 예술을 향한 즐거움만 가진 인간을 예술가라 할 수는 없다. 눈물 흘려야 하고 땀 흘려야 한다. 비단 예술에 국한하지 않고 목적성을 둔 존재를 위해 투쟁하여 삶을 영위하는 모습, 그것이 예술가의 자세이자 철학자의 태도이며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지 않나 싶다.



 예술이란 단어가 주는 유려한 느낌 때문에 대체로 고통보단 쾌락의 부분이 더 강조된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한 부분에 불과하다. 온전히 즐길 수만은 없다. -창작의 고통이란 표현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 해서 자신을 망가뜨리면서까지 예술이란 행위에 목메는 것 또한 참된 예술인가 싶기도 하다. 좀 어렵다. 예술의 본질이 깨달음과 즐거움이라 생각하기에 예술을 대하는 두 가지 방식 모두 필수적 요소임이 확실하지만, 만약 어떤 것이 더 바람직한지를 묻는다면 나의 답변은 알 수 없다 뿐이다. 아니면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다르단 핑계로 질문을 회피할 것이다.




 인간과 투쟁, 묘하게 헤세의 데미안이 생각났다. 영화 마지막 10분의 광기 서린 앤드류의 모습이 알을 깨려 투쟁하는 새의 모습과 오마주 되어 필자의 투쟁심을 고취시켰다. 광기 서린 집착을 끈기로 포장하는 능력, 역시 엔딩 마스터 데미안 샤젤이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감독의 이름도 데미안이다. 기분 좋으니 운명으로 생각하겠다.


위플래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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