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부터는 이제 경계선 인격장애가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도로 가볍게 써 내려가며 연재 할 예정입니다.
누구나 상처 보따리 하나쯤은 품고 살 것이다.
오늘은 내 보따리를 한 번 풀어볼까 한다.
김상담사님은 원인을 절대 찾지말라하였다.
우리 부부상담을 해주 던 분이셨는데 (4화에도 언급했던 사람) 박사까지 마쳤고 교수로 활동하는 그의 50분은 비싸다... 그 비싼 돈 값을 난 못 하고 있다.
나는 지금 원인을 찾고 있고, 그의 모든 말을 부정하고 있다.
그 정신분석학을 전공한 잘난 의사양반도 김씨다 비싼 약 값을 내며 의사말 반대로 자꾸 행동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날은 저녁약을 거른다거나...이틀동안 약을 거부한적도 있다. 그때... 정말 이러다 죽겠구나 싶을 정도로 세상이 핑핑 돌았다. 1년만 먹으면 된다했는데 이 의사는 1년이 넘었는데도 약을 계속 준다... 거짓으로 밝은 척을 하여도 안된다며 계속 준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원인을 찾는 것만큼 병을 키우는 건 없다지만, 나는 왠지 이 새벽 기운을 빌려 5화에 모든 걸 토해내고 싶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워낙 사건 사고가 많았기 때문이다.
허름한 집에서 살았다. 그래, '기생충' 같았다. 기초생활수급자 말이다. 우리 가족은 참 가여운 가족이다. 지적장애인 어머니,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 우울증을 앓는 친오빠, 그리고 늙어가는 할머니까지.
제대로 씻지도 못해 왕따를 당했다. 좁은 지역이라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따돌림은 이어졌다.
초등학교 때는 성폭행을 당했다. 그저 길을 알려주었을 뿐인데... 그때 내 입을 틀어막던 그 냄새와 그 순간은 여전히 악몽이 되어 나를 괴롭힌다.
고등학교는 특성화고를 갔다. 그때 사귀었던 친구들은 한심해서 스무 살이 되자마자 인연을 끊었다.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친구도 있었고, 다들 그 모양 그꼴...
그때 연애를 시작했다. 상대는 학생회장이었다. 그 친구는 졸업 후 금융권에서 활약하며 앞서가는데, 나는 그저 투잡, 쓰리잡을 뛰며 돈 벌기 바빴다. 그와 나의 결은 점점 어긋나기 시작했다.
하루는 몸이 이상해 산부인과에 갔더니 자궁경부암 초기 직전이라고 했다. 범인은 그 새끼였다. 하... 그 새끼는 외로움을 못 참는 병신이었다. 틈틈이 소개팅 앱으로 여자를 만나고 다녔던 것이다. 결국 나는 수술을 받았고, 아이를 갖기 힘들 거라는 말을 들었다. 난소에도 문제가 생겨 나는 유방암이나 자궁암 보험조차 들지 못한다.
아버지는 또 어떤가. 그렇게 해악질을 하며 술만 마시더니 암으로 허무하게 가버렸다. 똥기저귀까지 다 갈아주며 수발을 들었건만, 암이 뇌까지 전이되어 치매가 온 아버지는 딸조차 알아보지 못한 채 병동에서 온갖 폭언을 쏟아냈다.
그런데 할머니까지 한해에 다 떠나보냈다.
그냥 죽으려니 반려견 해피와 엄마가 마음에 걸렸다.
젊을 때는 시도는 많이했다. 처음에는 전깃줄에 목도 매달아 보았지만 전깃줄은 생각보다 쉽게 끊겼다. 술 기운을 빌러 잔뜩 취해 택시 기사님께 댐으로 가자고 하니 정신 차리라더라...
차라리 아동보호소에서 소란피우지 않았다면...
복지사 말을 잘 들었다면 어땠을까.
그런 가여운 부모가 그리워 어차피 짐 싸고 떠났을거다.
분풀이로 내 얼굴을 사정없이 때린다. 퉁퉁 부어오른 모습이 오랑우탄 같아 웃음이 난다. 멍이 든다. 다음에는 망치로 눈을 쳐야지, 아니 다음에는 꼭 자살에 성공해야지 다짐한다.
그러다가도 열심히 살아야지 마음을 다잡는다. 나를 보고 웃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약 먹고 건강해져야지 생각한다. 남편이 저렇게 노력하는데...
하지만 남편이 잠깐만 등을 보여도 무섭다. 나를 떠날까 봐, 나를 버릴까 봐.
나는 그런 병신 같은 사람이다.
그래서 이런 인격장애를 앓는 걸까? 거울 속의 나는 누구지? 왜 안 죽었지? 죽었으면 좋겠는데 왜 살아있지? 이제 죽어도 될 것 같은데.
그러니 나를 더 힘들게 하지 말아라 이 어둠아... 오늘 같은 날은 작은 소음조차 버겁다.
또 악몽을 꾼다.
나를 괴롭히던 그 년, 놈들 비웃음이 감돈다.
또 악몽을 꾼다.
나를 틀어막던 그 손, 그 장소, 몸부림치며 살려달라고
외치는 나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스쳐 지나간다.
또 악몽을 꾼다.
8년 만난 그놈에게 절규하며 꺼지라고 소리친다.
또 악몽을 꾼다.
내가 사랑했던 아버지와 할머니가 숨이 붙어서 나를 찾는다.
깨면 눈물로 그들을 찾는다.
나는 그래도 나아가야지 하며 칫솔에 치약을 짠다.
이 칫솔이 날카로운 쇠꽂이 였다면 벌써 목에 박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