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그래서 인격장애인가?

by 노란빛방울
출처:https://pin.it/3As3fIIDh




※매우 우울한 글 이며, 상처를 드러내는 글 입니다.

그러니 이런 글을 원치 않으신 분들은 뒤로가기 부탁드립니다.※

6화부터는 이제 경계선 인격장애가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도로 가볍게 써 내려가며 연재 할 예정입니다.




누구나 상처 보따리 하나쯤은 품고 살 것이다.
오늘은 내 보따리를 한 번 풀어볼까 한다.


김상담사님은 원인을 절대 찾지말라하였다.

우리 부부상담을 해주 던 분이셨는데 (4화에도 언급했던 사람) 박사까지 마쳤고 교수로 활동하는 그의 50분은 비싸다... 그 비싼 돈 값을 난 못 하고 있다.

나는 지금 원인을 찾고 있고, 그의 모든 말을 부정하고 있다.


그 정신분석학을 전공한 잘난 의사양반도 김씨다 비싼 약 값을 내며 의사말 반대로 자꾸 행동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날은 저녁약을 거른다거나...이틀동안 약을 거부한적도 있다. 그때... 정말 이러다 죽겠구나 싶을 정도로 세상이 핑핑 돌았다. 1년만 먹으면 된다했는데 이 의사는 1년이 넘었는데도 약을 계속 준다... 거짓으로 밝은 척을 하여도 안된다며 계속 준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원인을 찾는 것만큼 병을 키우는 건 없다지만, 나는 왠지 이 새벽 기운을 빌려 5화에 모든 걸 토해내고 싶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워낙 사건 사고가 많았기 때문이다.


​허름한 집에서 살았다. 그래, '기생충' 같았다. 기초생활수급자 말이다. 우리 가족은 참 가여운 가족이다. 지적장애인 어머니,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 우울증을 앓는 친오빠, 그리고 늙어가는 할머니까지.


​제대로 씻지도 못해 왕따를 당했다. 좁은 지역이라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따돌림은 이어졌다.


초등학교 때는 성폭행을 당했다. 그저 길을 알려주었을 뿐인데... 그때 내 입을 틀어막던 그 냄새와 그 순간은 여전히 악몽이 되어 나를 괴롭힌다.


​고등학교는 특성화고를 갔다. 그때 사귀었던 친구들은 한심해서 스무 살이 되자마자 인연을 끊었다.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친구도 있었고, 다들 그 모양 그꼴...


그때 연애를 시작했다. 상대는 학생회장이었다. 그 친구는 졸업 후 금융권에서 활약하며 앞서가는데, 나는 그저 투잡, 쓰리잡을 뛰며 돈 벌기 바빴다. 그와 나의 결은 점점 어긋나기 시작했다.


​하루는 몸이 이상해 산부인과에 갔더니 자궁경부암 초기 직전이라고 했다. 범인은 그 새끼였다. 하... 그 새끼는 외로움을 못 참는 병신이었다. 틈틈이 소개팅 앱으로 여자를 만나고 다녔던 것이다. 결국 나는 수술을 받았고, 아이를 갖기 힘들 거라는 말을 들었다. 난소에도 문제가 생겨 나는 유방암이나 자궁암 보험조차 들지 못한다.


​아버지는 또 어떤가. 그렇게 해악질을 하며 술만 마시더니 암으로 허무하게 가버렸다. 똥기저귀까지 다 갈아주며 수발을 들었건만, 암이 뇌까지 전이되어 치매가 온 아버지는 딸조차 알아보지 못한 채 병동에서 온갖 폭언을 쏟아냈다.


​그런데 할머니까지 한해에 다 떠나보냈다.


​그냥 죽으려니 반려견 해피와 엄마가 마음에 걸렸다.

젊을 때는 시도는 많이했다. 처음에는 전깃줄에 목도 매달아 보았지만 전깃줄은 생각보다 쉽게 끊겼다. 술 기운을 빌러 잔뜩 취해 택시 기사님께 댐으로 가자고 하니 정신 차리라더라...


​차라리 아동보호소에서 소란피우지 않았다면...

복지사 말을 잘 들었다면 어땠을까.

그런 가여운 부모가 그리워 어차피 짐 싸고 떠났을거다.


분풀이로 내 얼굴을 사정없이 때린다. 퉁퉁 부어오른 모습이 오랑우탄 같아 웃음이 난다. 멍이 든다. 다음에는 망치로 눈을 쳐야지, 아니 다음에는 꼭 자살에 성공해야지 다짐한다.


​그러다가도 열심히 살아야지 마음을 다잡는다. 나를 보고 웃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약 먹고 건강해져야지 생각한다. 남편이 저렇게 노력하는데...


하지만 남편이 잠깐만 등을 보여도 무섭다. 나를 떠날까 봐, 나를 버릴까 봐.
​나는 그런 병신 같은 사람이다.


​그래서 이런 인격장애를 앓는 걸까? 거울 속의 나는 누구지? 왜 안 죽었지? 죽었으면 좋겠는데 왜 살아있지? 이제 죽어도 될 것 같은데.


​그러니 나를 더 힘들게 하지 말아라 이 어둠아... 오늘 같은 날은 작은 소음조차 버겁다.


또 악몽을 꾼다.

나를 괴롭히던 그 년, 놈들 비웃음이 감돈다.

또 악몽을 꾼다.

나를 틀어막던 그 손, 그 장소, 몸부림치며 살려달라고

외치는 나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스쳐 지나간다.

또 악몽을 꾼다.

8년 만난 그놈에게 절규하며 꺼지라고 소리친다.

또 악몽을 꾼다.

내가 사랑했던 아버지와 할머니가 숨이 붙어서 나를 찾는다.

깨면 눈물로 그들을 찾는다.


나는 그래도 나아가야지 하며 칫솔에 치약을 짠다.

이 칫솔이 날카로운 쇠꽂이 였다면 벌써 목에 박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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