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by 노란빛방울
출처:작가




주방에는 '창문'이라는 화백이 산다.

그 너머로 식탁이 있고,

나는 그곳에 앉아 잔잔한 음악과 커피 한 잔

그가 그려낸 그림을 이며 이 여유를 즐긴다


​부지런한 화백은 달마다 새로운 화폭을 선물로 건네준다. 이번 작품의 제목은

《건조한 2월》

살기 위해 잎을 다 떨구고 생존을 이어가는 나무들과 낙엽으로 뒤덮인 뒷산이 담긴, 고요하고 겸손한 그림이다.


​문득, '1월'의 그림을 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라는 생각이 머문다.


​곧 '3월'이라는 그림으로 교체되면, 그 안에는 개나리와 들꽃들이 재잘거리는 풍경이 채워지겠지.


그렇게 또 숨 가쁘게 살아가다...

어느덧그림이 바뀌어 '8월'의 장마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면 나는 또 "벌써?" 하며 놀랄지도 모른다.


그렇게 계절을 지나, 마지막 '12월'의 흰 눈송이가 내리는 그림을 마주할 때쯤엔 얼마나 더 놀라나?

작가의 이전글°시간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