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과몰입러 노랑 May 07. 2022

뮤지컬 디아길레프 관극 후기

관극일 : 22.05.04

그는 정말로 모든 걸 발레를 위해 바치고

매일 외로움과 잠들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친구들을 떠올리며 그렇게 울 리 없다.

-노랑의 한줄평


뮤지컬 〈디아길레프〉 (~22.05.15)

끝나가는 극을 보낼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가장 울컥했던 페어를 다시 찾았다(작고 소중한 내 반차 안녕). 그리고 반차가 아쉽지 않은 좋은 날이었다.


이날의 디아길레프 삶을 다시 찬찬히 따라가고 나니, 정말 그는 매일 외로움과 잠들면서 발레와 발레 뤼스를 위해 모든 걸 바쳤을 것만 같았다. 마지막 넘버를 부르면서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던 그 표정이 정말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삶이 너무 추울 때는, 그리고 그 추위가 익숙해진 상태에서는 오히려 따뜻함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온기를 겪어 봐야 내가 그동안 추웠던 거구나 생각하게 되는데 마지막 넘버 때의 디아길레프가 그랬다. 반가우면서도 슬프고 온갖 감정이 섞인 표정을 보면서 그가 얼마나 춥고 외로운 삶을 살다가 추억의 온기를 맞닥트린 것일지 생각해보았다.


결국은 발레. 장르에 대한 사랑이든 아버지에게 증명하고픈 마음이든 아니면 속죄이든. 그의 길은 결국 발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발레 뤼스를 거쳐 간 사람들이 빛나는 것이고 거기에 자신의 자리는 없다는 (그의) 생각. 자신이 빛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은 그림자일 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모든 걸 발레에 바치는 (그의) 마음이 정말 슬펐다. 떨리는 마음을 애써 숨기며 올린 작품 페트로슈카가 끝나고 그는 관객석을 바라보면서 정말 확신에 찬 눈빛으로 '브라보!'를 외친다. 작품에 의문이 있더라도 그 눈빛을 보면 저절로 같이 기립박수를 치게 될 것 같은 정말 단호한 확신. 그런 확신이 발레 뤼스를 거쳐 간 예술가들에게 분명 힘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당신은 그들에게 그림자가 아니라 빛나는 별들이 존재할 수 있는 우주가 되어주었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뮤지컬, 프리다 관극 후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