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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과몰입러 노랑 May 07. 2022

뮤지컬 미드나잇 액터뮤지션 관극 후기

관극일 : 22.05.04

가장 연약한 사람 안에도

누군가를 죽일 (용기 혹은 광기)가 있다.

-노랑의 한줄평


뮤지컬 <미드나잇 : 액터뮤지션>

뮤지컬 미드나잇 액터뮤지션의 올해의 2차 팀 첫 공연. 일정이 나왔을 때부터 점찍어두었던 첫공이다. 1차 팀일 때 너무 잘한다고 생각한 배우님들 중 한 명이 플레이어에서 비지터로, 그것도 여성 비지터가 되었다는 게 첫 번째 이유. 두 번째 이유는 내가 성불하지 못한 난쟁이들 회전러이기 때문이다. 마법사 역할 하실 때의 따뜻한 톤을 좋아했어서 웃김에 대한 부담이 없는 진지한 연기도 보고 싶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뮤지컬 미드나잇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비지터와 우먼이 춤추는 탱고 씬이다. 극 내내 걱정하고 무서워하고 한없이 약해 보였던 우먼이 눈 돌아가서 춤을 추는 모습. 그리고 그 모습이 '누구나 악마죠 때로는'이라는 구절과 합쳐지는 순간 그 의미가 더 크게 와닿는다. <누구나 때로는 악마다, 저렇게 연약한 사람마저도 그 안에는 어떤 광기가 있다>. 이번에 여성 비지터로 새롭게 그 씬을 보면서, 그리고 설마 했던 리프트도 보면서 더 새롭게 씬을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다.


마음의 불안이 자라나는 데에는 결국은 어떤 양분이 필요하다. 떳떳하게 끌려갔던 옆집 남자의 마음에도 그런 불안의 씨앗이 있었겠지만 그에게는 씨앗이 자라날 양분이 없었던 것. 어쩔 수가 없었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지키겠다는 이유로, 혹은 다들 그렇게 한다는 이유로, 그 외에 수많은 이유들로 한번 마음의 불안에 양분을 주면 점점 불안이 자신을 좀먹고 의심만 커지게 된다. 모두에게 걱정시키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고, 모두가 비슷한 모습의 유토피아를 꿈꿀 텐데, 모두 함께 그걸 이루려고 하면? 죽음의 공포 앞에서도 각자의 양심, 도덕성을 지킬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것도 너무 끊임없이 자주. 모두들 그저 행복해지고 싶을 뿐인데, 용기 있게 양심을 택한 떳떳한 사람들은 그렇게 점점 줄어들고 만다. 그래도 나는 그 모든 일들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사랑하는 사람의 잘못은 들추지 않은 것에서부터 또 작은 용기들이 피어날 수 있다고 믿고 싶다.


+예그린씨어터를 얕본 사람... 혹시 또 보러 가는 날에 커튼콜 촬영이 되면 그땐 더 잘 찍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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