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색과 질감을 찾아서
화산지구는 1914년 건축 당시에는 타이완의 맥주공장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공연과 전시회가 열리고 아트숍, 레스토랑 등이 들어선 독특한 컨셉트의 엔터테인먼트 문화예술공간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하여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타이베이 젊은 아티스트들의 도전적인 예술 취향을 자극하면서 예술 창작공간으로의 화려한 변신에 성공한 것.
원래 술을 만드는 공장이었기 때문에 술과 관계된 시설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술을 빚는 설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무려 100년의 역사를 지닌 술 공장 양식의 건축물들은 도심 속의 아름다운 녹지로 탈바꿈했고, 그 독특함 때문에 많은 영화와 광고의 배경이 되고 있다.
타이베이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관으로 사면의 벽면이 전면 유리로 개방감과 생동감을 보여준다. 건물 자체가 커다란 입체예술품이라 할 수 있다. 위에서 보면 우물 정(井) 자 모양인데 이는 마르지 않는 우물처럼 문화예술의 원천이 되는 역할을 해 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미술관 내부로 들어가 전시를 관람할 때 360도로 미술관을 돌아보면 대형 외벽 창을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아름다운 바깥 풍경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소규모 미술관에서 보기 힘든 국제적인 전시와 타이완 유명 현대작가의 전시를 볼 수 있으며, 지하 1층에는 전시를 관람하고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하늘이 보이는 멋진 정원이 있다.
www.tfam.museum
타이베이 시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초등학교 건물을 고적(古蹟)으로 지정하고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당대미술관으로 개관해 오늘에 이른다. 적벽돌과 회색 기와로 만들어진 미술관 건물은 현대적 면모를 갖춘 동시에 유럽풍 건축의 매력 또한 지녔다. 기존 건물을 그대로 살려 전시장으로 활용함에 따라 과거 문화와 현대미술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으며, 젊은 신진작가들의 실험적인 전시가 주를 이룬다. 다양한 전시회 외에 전문가의 강연, 예술 소개, 주제 토론, 국제 세미나 등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한 매주 주말 저녁에 미술관 앞뜰에서 음악회를 여는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최근 서울시립미술관과 교류를 시작해 타이완과 한국의 관계가 가까워지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미술관이다.
www.mocataipei.org.tw
당대미술관 옆 미술공원
당대미술관은 전시뿐 아니라 미술관 앞 광장을 활용한 조형물 설치, 주말 콘서트 등 열정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미술관 근처 중산 지하도 상가에 작가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지하도를 지나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미술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하철 중산역 R4 출구로 나가면 바로 미술공원이다. 공원의 조형물도 모두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누구나 자연스럽게 당대미술관의 예술세계로 들어오도록 유도한다. 당대미술관을 중심으로 지하 공간, 지상 공간 모두 타이완의 예술세계를 전시하고 있는 셈이다.
타이베이 시정부가 고적의 재발견 사업으로 타이완 최초의 담배공장이었던 곳을 생동감 있는 문화예술 지역으로 변신시켰다. 2001년에 타이베이 시정부는 이곳을 제99호 시 지정 유적지로 정하고 점유지 6.6ha를 크게 세 곳으로 나누었다. 사무청사·1-5호 창고·담배제조공장·보일러실은 유적지 구역으로, 검사실·기계수리실·육아방이 있던 곳은 역사건물 구역으로, 바로코 화원·생태경관 연못·목욕탕·멀티 전시실이 있는 곳은 특색건물 구역으로 구분한 것. 근래에 공간 재활용을 위해 타이완 창의디자인센터와 합작하여 ‘타이완 디자인관’을 설치했고, 유명 유리작업실과 유리예술을 결합하여 ‘소산당(小山堂)’을 선보였으며, 스낵 코너(기계수리실에 위치)를 설치하는 등 담배공장 지역을 디자인과 아이디어 산업의 기지로 완벽히 탈바꿈시켰다.
www.songshanculturalpark.org
이 지역의 주택들은 1960년~70년대에 관인산 기슭 비탈진 경사로를 따라 지은 불법 판잣집들이어서 무계획적이고 복잡해 보이지만, 신기하게도 산과 집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이곳만의 독특한 마을 분위기를 높이 평가한 <뉴욕타임즈>가 2006년에 101빌딩과 함께 타이베이 스폿으로 선정했고, 2006년 말 타이베이 문화 관련 부서가 이 역사적인 장소를 리노베이션하기 시작했으며, 2010년 10월 2일 역사적인 커뮤니티 보호, 거주 예술가 프로그램, 보장암 관광 호스텔이라는 3가지 프로젝트 과제를 가지고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예술을 일상의 삶으로 만듦으로써 보장암 마을은 풍부한 이미지를 얻게 되었고 예술가와 지역주민들 간의 소통을 통해 생기를 얻었다.
의사였던 임류신 선생 개인이 모은 약 6천여 개의 인형을 전시한 박물관이다. 타이완 사람들에게 전통인형극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대상이다. 사원의 입구에서는 늘 인형극이 공연되었는데 타이완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미로운 전통인형극을 보면서 성장했던 기억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곳에 전시된 인형들은 아주 오래된 즐거움의 기억들인 셈이다. 1층 공작실에서 숙련된 장인들이 인형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고, 2층에는 타이완의 전통인형극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3층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흥미진진한 인형들이 있으며 4층 전시실의 베트남 수상인형은 사후세계로 향하는 모습을 재현하고 있어 장난감 인형의 개념을 넘어 심오한 정신세계를 접하게 된다. 인형박물관 바로 옆에 자리한 인형극장에서 정기적으로 인형극 공연도 열린다. 미리 일정을 확인한다면 매우 독특한 인형극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www.taipeipuppet.com
본래 시청 사무국 직원들이 거주하는 건물이었는데 리모델링 후 국제 아티스트 레지던스로 사용 중이다. 세계 여러 나라의 유명 아티스트들이 거주하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이곳을 거쳐간 아티스트들이 건물 구석구석에 남긴 작업 흔적과 그라피티가 인상적인 1층의 뜰, 갤러리 그리고 춘뤄카페(村落咖啡)는 일반인들도 언제든지 이용 가능하다. 예술가가 아닌 일반인도 사전에 예약하면 숙소로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예술활동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라면 시도해볼 것.
www.artistvillage.org
타이완의 종이 관련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 공간과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1층은 종이로 만든 작가의 작품을 판매하는 곳이고 2층 전시관에서는 종이 제작 과정에 관련된 과거에서 현대까지의 기계와 도구도 모두 볼 수 있다. 체험 공간인 3층에서는 안내원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종이 만드는 과정을 쉽게 배울 수 있다. 물론 중국어로 설명된다는 점이 아쉽지만 종이 만드는 실습은 언어를 몰라도 가능하다.
www.suhopaper.org.tw
글.사진 _ 양소희(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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