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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llowballoon Apr 12. 2016

마니아를 위한
타이베이 근교 여행

타이베이 여행을 무사히 마쳤다면 다음은 어디로 가야 좋을까?

Beyond Taipei

타이베이 여행은 어렵지 않다. 한 번이라도 타이베이를 여행한 사람이라면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출발 전에는 막연하고 두렵지만 일단 여행을 시작하면 금세 편안해지는 매력이 있다. 아마도 우리와 닮은 점이 많아 그럴 것이다. 타이베이 여행을 무사히 마쳤다면 다음은 어디로 가야 좋을까? 처음 타이베이를 찾기 전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했다면 이번에는 두려움이 아닌 기대를 안고 타이베이를 벗어나 신베이시(新北市)로 근교 여행을 떠나보자. 신베이시는 타이베이를 둘러싼 여러 도시를 말한다. 지우펀(九份), 단수이(淡水), 잉거(鶯歌)도자기 마을과 싼샤(三峽) 거리 등 타이베이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다양한 도시들이 기다리고 있다.


> Beyond taipei 1 <

붉은 노을에 취하다

단수이 (淡水)

타이완에서 가장 먼저 개발된 항구도시로 400년의 역사를 지녔다. 당시 단수이는 타이완 북부 해상교통과 무역의 중심지였다. 중국, 일본, 한국에서 들어오는 물류들이 모두 이곳을 거쳐 타이완 전역으로 옮겨졌고 타이완에서 수출되는 상품들도 모두 이곳을 통해 나갔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모래 퇴적물이 쌓여 항구로서의 역할이 약화되기 시작했고 기륭 항구가 단수이를 대신해 북부 제일의 항구가 되었다. 현재는 타이베이 지하철 개통 이후 관광지로 발전하고 있다. 해질 무렵 단수이 역에 내려 강변을 걷다 만나는 강물 위의 노을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붉은색을 보여준다. 단수이 옛 거리(淡水老街) 오른편에는 단수이 홍로우(淡水紅樓)가 있다. 106개의 돌계단을 걸어 정상에 오르면 강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 Beyond taipei 2 <

신비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예류 (野柳)

완리(萬里)의 북쪽 해안에 돌출된 좁고 긴 곶에 자리한다. 예류의 암석층은 주로 1000~2500만 년 전의 두터운 사암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질학적으로는 ‘대료층’이라 불린다. 이 암석층에는 예류의 명물인 여왕바위 외에 유명한 촛대바위, 생강바위가 각각 다른 두 곳의 암석층에 자리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암석층은 조산운동과 맞물려 수 만 년의 침식과 풍화작용을 겪으면서 점차 탄성을 자아내는 지질 경관을 형성하였으며, 1700m에 이르는 예류를 타이완 북부에서 가장 유명한 지질공원으로 만들었다. 지리책에서 글로만 배웠던 해식동, 해식구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으며 마치 새로운 혹성에 온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든다.


> Beyond taipei 3 <

소원을 싣고 떠나는 기차여행

핑시선 (平溪線)

핑시선 철도는 북회철도(北迴線火車)의 지선이다. 지롱 하구에 탄광업이 발달하면서 운송 편의를 위해 하곡을 따라 작은 역들이 만들어졌다. 선로를 따라 따화(大華), 스펀(十分), 왕구(萬古), 링지아오(嶺脚), 핑시(平溪), 징통(菁桐) 등 총 6개의 역이 있다. 전 노선은 60분이 걸리며 철로를 따라 다리, 터널, 폭포 그리고 작은 물길 위로 어우러지는 경치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건설 당시에는 지역 주민의 중요한 교통수단이었지만 탄광업이 몰락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는 천등을 날리러 오는 사람들의 소원을 싣고 오가는 낭만열차가 되었다. 핑시선 열차 여행코스는 12km로 그리 길지 않아 역마다 내려서 구경하고 다시 타도 하루면 모든 곳을 다 돌아볼 수 있다. 핑시 지역은 타이완에서 천등을 띄우기에 가장 적합한 지형을 가지고 있어 특히 정월대보름 천등절이면 수만 명이 천등을 올리며 소원을 빈다.

핑시선 간이역

핑시선은 본래 석탄을 운송하려고 만들었는데 탄광업이 멈춘 지금은 그 길이 보여주는 풍경이 아름다워 영화, 광고, 웨딩 촬영에 많이 이용된다. 또한 타이베이에서 출발해 하루 일정으로 여행하기 좋아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가 높다. 천천히 그림 같은 마을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핑시선 기차여행을 추천한다.

핑시선 열차코스

따화(大華)→스펀(十分)→왕구(萬古)→링지아오(嶺脚)→핑시(平溪)→징통(菁桐)



> Beyond taipei 4 <

아기자기한 골목이 매력적인 곳 

지우펀 (九份)

이 지역은 매우 한적한 산골 마을이었으나 청나라 때 금이 묻혀 있다는 것이 알려지고 아시아 최대의 광업도시로 급부상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살았다. 금을 향한 사람들의 욕망으로 화려한 시절을 누렸지만 그것도 잠시. 채광산업이 시들해지면서 사람들이 떠나고 급속한 몰락을 맞게 된다. 이런 지우펀의 분위기를 담아 만든 영화 <비정성시>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지우펀의 지리적 위치는 타이완 동북부다. 산을 끼고 바다를 바라보며 지롱산과 마주보고 있다. 산비탈에 위치한 지형의 특성상 모든 길이 구불구불 이어진 골목을 따라 계단으로 되어 있고 그 계단을 따라 오래된 집들이 옛 모습 그대로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골목마다 예측할 수 없는 볼거리를 가지고 있는 작은 상점, 간식거리, 찻집들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 Beyond taipei 5 <

황금시대의 기억

진과스 (金瓜石)

타이완 동북쪽에 위치한 진과스는 일찍이 주요 금광지역으로 지우펀과 함께 황금시대의 역사를 이끌었던 곳이다. 청나라 때 처음 이곳에 금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1895년에서 1945년까지 일제의 통치를 받는 동안 채굴되기 시작했고 당시 황금 생산량은 아시아에서 최대였다고 한다. 일본인의 적극적인 금광 개발 아래 진과스 지역도 번영을 이루었으며 황금박물관, 황금폭포, 황금신사, 제련소였던 13층 유적지 등 황금시대를 추억하는 많은 관광명소가 있다. 여행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광부도시락도 인기다. 이제 황금은 더 이상 나오지 않지만 독특한 마을 분위기 덕에 영화와 광고의 촬영지로 사랑을 받는다.



> Beyond taipei 6 <

유서 깊은 도자기 마을

잉꺼 (鶯歌)

타이완의 대표적인 도자기 생산지로 200년 이상의 도예 역사를 자랑한다. 가장 먼저 들를 곳은 잉꺼 도자기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은 건물 자체만으로도 매우 가치 있는 예술작품이며, 도자기 발전의 역사와 작품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규모가 커 모두 관람하려면 시간이 다소 걸린다. 관람 후에는 라오지에 거리 탐방에 나서자. 미술관 밖에서도 수많은 도자기를 볼 수 있는 곳이 잉꺼 지역이다. 좁다란 길을 따라 빼곡히 들어선 상점들마다 천차만별 다양한 모양의 다기와 도기를 구경할 수 있으며, 그 값 또한 상품만큼 천차만별이다. 도공이 흙을 빚어 작업하는 모습을 보거나 접시와 다기에 직접 그림을 그려 넣는 체험도 할 수 있다.



> Beyond taipei 7 <

영화 속 풍경처럼 마음 설레는

싼샤 (三峽)

과거의 싼샤는 물길을 통해 물자를 운송하고 집적해 두는 매우 큰 상업도시였다. 전성기의 싼샤 옛 거리에는 염색 공방, 병원, 지물포, 이발소, 관을 파는 가게, 약재상, 청수조사묘(淸水朝師廟)가 있어 최고의 번영을 누렸다. 그러나 시대가 변해 물자를 도로로 수송하기 시작하면서 상업도시로의 기능은 사라지게 되었다. 하지만 과거 융성했던 흔적은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다. 길가의 배수관 맨홀 뚜껑 등 사소한 곳까지 그림조각으로 멋을 낸 것에서 당시 싼샤를 만든 사람들의 여유와 문화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독특한 상점의 간판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림 같은 싼샤의 분위기 때문에 영화와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로 이용된다. 황금소뿔빵(康喜軒金牛角)을 맛보고 블루염색 체험도 꼭 해보자.

www.sanchiaoyung.com.tw



> Beyond taipei 8 <

푸른 숲이 빛나는 청정 온천지역

우라이 (烏來)

신베이시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우라이는 산림이 80%를 차지하는 청정지역이다. 타이베이에서 가장 가까운 온천지역이라 주말 휴양지로도 사랑 받는다. 봄의 벚꽃, 여름의 반딧불이, 가을날의 산책, 겨울의 따끈한 온천욕 등 사계절 언제 찾아도 즐거움이 넘친다. 타이아 민속박물관에서 원주민인 타이아족의 문화를 만나고, 라오지에에서 독특한 고산지역의 간식거리도 맛보며 꼬마기차를 타고 올라가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도 감상할 수 있다.

                                                       

글.사진 _ 양소희(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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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yellowtri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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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yellowtri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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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tory.kakao.com/ch/yellowt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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